잠행 4개월만에 13일 검찰에 출석하는 김대업씨의 그간 행적에 관심이 쏠린다. 작년 7월31일 검찰이 `병풍' 수사에 착수한 이후 매일 출.퇴근하듯 검찰청사를드나들었던 김씨가 검찰에 발길을 끊기 시작한 것은 같은해 9월26일 저녁 갑작스런복통으로 강남 모병원에 입원, 복부수술을 받으면서부터였다. 그로부터 4일 뒤 김씨가 검찰에 제출한 녹음테이프 2차 복사본 제작년도가 당초김씨가 주장한 99년 3∼4월 이전이 아니라 2001년도라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김씨는코너에 몰렸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조사과정에서 테이프 제작년도가 당초 주장과 다르다는 사실을 추궁받자 검찰조사를 회피하기 위해 자해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는 같은해 10월2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이회창씨 부인 한인옥 여사가 병역브로커에게 3천만원을 주고 수연씨 병역을 면제했다는 새로운 주장을 제기하면서 여전히 `투지'를 보였다. 김씨는 이어 10월8일 수연씨 관련 병역비리 의혹을 정리한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하고 10월17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편파적인 검찰수사에 응하지 않고 독자적인조사를 통해 병역비리 의혹을 밝히겠다"며 검찰에 공세를 펴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이 10월25일 `병풍'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정연씨 병역비리를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밝히자 김씨는 언론에서도 서서히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김씨가 다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검찰이 자신에 대해 지명수배 조치를내렸던 작년 11월20일 모 인터넷 언론사 게시판을 통해서였다. 잠적 이후 검찰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적인 신병확보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는 글을 올렸던 것. 김씨는 그날 게시판을 통해 "지난 2개월간 자료수집을 위해 서울과 지방을 오갔으며, 행동반경이 한나라당에 알려지면 압력이 들어올 수 있다고 판단, 언론 노출을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씨는 당일 인터뷰에서 "91년 2월8일 정연씨가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으면서 서울대병원이 작성한 의무기록지를 입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패배하자 김씨가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김씨의 변호인을 맡았던 최재천 변호사도"한동안 나와도 직접적인 연락은 끊긴 상태였으며, 김씨가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검찰에 출석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1일 밤 서울시내 모처에서 변호인을 만나 검찰출석 여부를 놓고논의한 끝에 13일 검찰에 출석하기로 결심했다가 사법처리 등을 우려, 중간에 잠시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