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부풀어오른 빵은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나도 한번 만들어봐?"하고 요리책을 펼치지만, 결과는 책 속과는 정반대. 조리법을 틀림없이 따라했는데도 오븐 속의 빵은 부풀지 않고, 케이크는 틀에 눌어붙은채 떨어지지 않으며, 과자는 돌처럼 딱딱하다. 이렇게 한두번 실패하면 오븐을 닫아버리고 제과점으로 향하게 마련이다. 원인은 베이킹(Baking)의 기초에 대한 이해부족. 여기에 요리책이 허술하다. 대한민국 제과기능장인 김영모씨는 13일 "시판되는 홈베이킹 책의 상당수가 재료나 조리과정을 잘못 소개하고 있다"며 "빵.과자 굽기에 실패하다보니 많이 보급된가정용 오븐도 '장식용'이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김씨가 최근 '김영모의 빵.케이크.쿠키'(동아일보사刊)를 펴냈다. 30여년이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그이지만 상당 시간을 가정용 오븐앞에서 보냈다. 케이크 한 두개 굽는 보통 주부를 위해 재료를 다시 계량하고, 가정용 오븐의화력을 살펴 조리시간을 조절하고, 발효실이 아닌 일반 부엌에서 성공하도록 이스트발효법 등을 연구했다고 한다. 책에 조리 포인트도 자세하게 수록했다. 집에서 실패없이 빵.과자를 만들수 있는 노하우를 들어본다. ▲이스트 선택하기 = 빵을 부풀리기위한 이스트는 생이스트, 드라이이스트, 인스턴트 드라이이스트 세 가지이다. 가정에서는 밀가루에 바로 넣고 쓰는 인스턴트드라이이스트가 편하다. 생이스트는 500g단위로 파는데다 오래 보관할수 없어 버리게 되므로 손실이 크다. 드라이이스트는 미지근한 물에 풀어 예비 발효를 시켜야하는데 비전문가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가정식 이스트 발효법 = 발효실이 없는 일반 가정에서는 상온에서 이스트를발효시키게 된다. 빵 반죽의 온도와 발효 온도가 비슷한지 확인한뒤 반죽을 볼에 담고 마르지 않도록 랩을 씌운다. 랩에 이스트 숨구멍을 4-5곳 뚫어준 뒤 28-30도의따뜻한 곳에 반죽에 따라 50-90분 정도 두어 2-3배 부풀도록 한다. 이밖에 오븐 발효, 중탕 발효, 전기밥통 발효, 찜통 발효법 등을 가정에서 활용할수 있는데 많은 실험을 거쳐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한다. ▲발효상태 확인 = 1차 발효시간이 지나 반죽이 부풀어오르면 손가락에 밀가루를 묻혀 가운데를 찔러본다. 반죽이 따라 올라오지 않고 그대로이면 발효가 다 된것이다. ▲핸드믹서 사용하기 = 직각으로 세워 사용한다. 비스듬히 눕히면 재료가 사방으로 튀는데다 잘 섞이지도 않는다. 볼에서 달걀 거품을 올릴 때, 다른 재료와 섞을때, 재료 분량이 적을때는 볼을 기울여서 재료가 핸드믹서에 골고루 닿도록 한다. ▲크림 만들기 = 커스터드, 시트롱, 앙글레즈, 버터, 아몬드 등 케이크에 이용되는 크림은 다양하다. 문제는 집에서는 소량을 만들므로 본래의 조리법대로 끓였을때 모두 타버린다는 것이다. 앙글레즈 등이 그렇다. 이럴 때는 섭씨 80-85도를 유지하며 크림의 재료를 중탕하면 타지 않는다. ▲버터의 크림화 = 실온에 30분 이상 둬 자연스럽게 녹인다. 끓이면 부드러운맛이 없어진다. 크림 상태의 버터에 달걀을 넣을 때는 먼저 달걀의 멍울을 푼뒤 조금씩 나눠 섞어야 반죽이 비지처럼 몽글거리며 분리되지 않는다. ▲케이크와 틀의 분리 = 구워진 케이크를 틀로부터 깨끗이 분리하려면 형광물질이 함유되지 않은 기름종이를 깔고 반죽을 붓는다. 요즘은 들러붙지 않도록 코팅 처리된 틀도 많이 나와 있다. ▲완성 케이크 확인하기 = 손으로 케이크를 만져보아 만졌던 자국이 나지 않으면 익은 것이다. ▲케이크 장식하기 = 생크림이 시판용처럼 매끈하게 발라지지 않아 고전한다.이때는 대충 크림을 바른뒤 스페출러를 이용해 파도물결 모양을 만들면 자연스러워 보이면서도 쉽다. 꽃모양 장식을 얹고 싶다면 생화를 크림 케이크에 꽂는다. ▲바삭한 파이 = 파이가 바삭하려면 버터가 녹아 반죽이 끈적이지 않아야 한다.그러려면 실내 공기는 물론 작업대, 그릇, 스크레이퍼 등이 차가워야 한다. 집에서는 여름보다는 가을.겨울에 만드는게 적합하다. 312쪽. 1만5천원.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