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국인의 친구입니다." 주한 미군이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활동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여중생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촛불시위가 한국 내 반미감정에 불을 댕기자 불우이웃돕기 헌혈 등 선행 사실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 미 8군 공보실은 지난 3일 전북 군산에서 근무 중인 미군 병사 2명이 작년 말 한국인 신생아가 희귀혈액을 급히 수혈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헌혈을 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미군측은 "누구나 이런 부탁을 받았다면 응했을 것"이라는 병사의 말도 실었다. 6일에는 미 해군 장병들이 경기도 고양시의 한 맹아원을 찾아가 위문품 전달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며 각 언론사에 취재요청 자료를 뿌렸다. 배포된 자료는 "이번 행사는 한국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며 한.미간 우호를 특별히 강조했다. 8일에도 미군 공보실은 바쁘게 움직였다. 전날 서울 용산기지의 '드레곤 힐 로지'호텔 부엌에서 발생한 화재를 용산소방서 소방관들이 긴급 출동해 껐다는 자료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군 주변에서는 이를 놓고 "주한 미군이 그동안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 전면적인 '홍보작전'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