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한.대만의 국교 단절이후 10년만에 대만에 정기적으로 전세기를 띄운다. 승객들은 대만에 가려면 지금까지 캐세이퍼시픽이나 타이항공 등 제3국 항공기를 이용해야 했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대만정부가 오는 27일부터 내년 2월21일까지 주3회 인천∼타이페이 전세기를 운항하겠다는 대한항공의 신청을 수용함에 따라 이같은 비행 스케줄을 허가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동안 양국간에는 전세기가 일회성으로 몇차례 오가긴 했으나 국적항공사가 대만정부의 허가를 받고 정기적으로 승객을 태워나르게 된 것은 지난 92년 국교 단절이후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매주 화.금.일요일 3회씩 인천∼타이페이 구간에 비행기를 띄울 예정이다. 우선 1백61석 규모의 B737-800기를 투입한 뒤 승객이 늘어나면 2백96석의 A330 비행기로 대체하기로 하기로 했다. 운항횟수도 주5회로 늘릴 방침이다. 대만정부가 한국 항공사의 전세기 운항을 허용한 것은 그동안 한국정부가 대만 항공사의 한국행 전세기 운항을 잇따라 허가해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정부는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 기간 대만 항공사들이 한국으로 승객을 실어날 수 있도록 허가했고 최근 대만 푸싱(復興)항공에는 양양∼타이페이간 전세편도 운항토록 했다"며 "대만정부가 상호주의에 따라 전세기 운항을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내년부터 주4회 타이페이로 전세기를 띄울 방침이다. 이럴 경우 국적항공사의 대만행 전세기 운항은 최대 주9회로 늘어나 단항이전인 주20회의 절반에 육박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국∼대만노선은 지난 91년만해도 연간 1백만명(외국항공사 포함) 이상이 이용한 황금노선"이라며 "외국항공사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아 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한국 항공사의 대만행 전세기 운항이 양국간 정기편 항로 개설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것으로 기대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