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언어학자가 6만여 국어 낱말의 발음과 강세,장단을 20여년에 걸쳐 정리하고 책으로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대를 정년퇴임한 언어학과 이현복 명예교수(65)는 흔히 쓰이는 단어와 자주 쓰이는 인명과 지명,학술용어,전문용어 등의 발음을 정리한 '한국어 표준발음사전 발음·강세·리듬'을 최근 펴냈다. 이 교수가 국어의 발음과 강세,장단까지 정리하는 방대한 작업을 처음 기획한 때는 1960년대 말.당시 런던대 음성학과에서 유학중이었던 이 교수는 영국에서 출판된 영어발음사전과 프랑스어발음사전,독일어발음사전을 접했다. 이후 서울대 교수로 부임한 이 교수는 지난 77년 일본 도쿄대 교환교수 시절 일본어 발음사전을 다시 접하고 "동서양 모든 국가가 말씨의 표준어화를 위해 발음사전을 냈는데 한국만 뒤처져 있다"는 생각에 국어 낱말의 발음과 강세,장단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퇴임한 뒤에도 이른 아침부터 학교에 나와 사전 원고의 정밀화 작업에 몰두했고 결국 지난달 원고 수정 작업마저 끝낸 뒤 집필 25년만에 사전을 출판할 수 있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