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지사 엄기선(嚴基善) 선생이 9일 오후 대전을 지병원에서 심장질환으로 별세했다. 엄기선 선생은 1929년 1월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선전부장이신 엄항섭 선생의 장녀로 태어났으며, 1938년 12월 한국광복군의 전신인 한국광복진선청년전지공작대에 참가해 연극이나 무용 등을 통해 적국의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엄 선생은 그 뒤 1943년 2월부터 임시정부 선전부장으로 활약하시던 부친을 도와 중국 방송을 통해 임시정부의 활동상황과 중국에서의 일본군 만행을 동맹국과 국내동포들에게 알렸다. 중국 토교의 깊은 계곡에 있는 수용소를 찾아가 일본군 포로 중 한국인 사병을 위문하고 일제의 패망을 예견하는 선전공작에 진력하는 등 조국광복을 위하여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선생은 서울대학교 문리대를 수료하고 6.25 전쟁 중에는 경기도 여주에서 교사로 재직하였으며 1964년부터 현재까지 대전시 중구 선화동에 소재하고 있는 루시모자원을 운영하며 결손가정의 가족들을 돌보는 등 사회 복지활동에 전념했다. 선생은 3.1 여성동지회 대전시회장과 광복회 중앙대의원을 역임했으며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리어 1993년에 건국포장을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부군 임동혁씨와 4남이 있으며 빈소는 대전을지병원 장례식장(☎042-254-4306)이고 오는 12일 오전 11시 대전국립묘지 애국지사 제2묘역에 안장된다. (대전=연합뉴스) 백승렬기자 srba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