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로펌들은 불황기인 내년에 기업자문 의뢰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소송업무를 강화키로 했다. 또 제조물책임법(PL법) 중국법의 자문 등 새로운 업무분야를 집중 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로펌들은 불황기에 대비한 내년도 사업계획을 이같이 확정했다. 미국 등 해외 경제가 침체상태에 빠진 만큼 외국기업의 한국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다 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국내 법률시장에도 "돈이 되는" 대형 기업자문 건을 찾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경기침체로 인해 부동산개발,기업인수.합병(M&A),신규투자 자문 등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법조계는 전망했다. 로펌에 거액의 자문 수수료를 안겨주던 M&A분야의 경우 주요매물로 나오던 법정관리기업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광장의 임성우 변호사는 "신규투자 및 합작,증권발행과 같은 기업활동이 활발해야 로펌의 일감도 함께 늘어난다"며 "그러나 국내외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내년 법무시장도 덩달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로펌들은 경기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소송업무를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PL법 관련 소송은 내년께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돼 로펌마다 전문팀을 꾸린 상태다. 중국 투자를 기획하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이들 기업에 중국투자 관련 자문을 해주는 것도 로펌의 주력업무가 될 전망이다. 율촌의 윤윤수 변호사는 "불황초기에 분쟁소송이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 로펌들이 송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초 일감이 줄어든 파트의 변호사를 빼내 소송에 투입하는 등 인력 재배치에 나서는 로펌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