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일자리도 하늘의 별따기다. 대학생들 사이에 아르바이트를 취업 예비과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자리잡아 가면서 경력에 보탬이 될 만한 아르바이트 자리는 취업 못지 않게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에서 아르바이트 얻기가 힘들어지자 영어도 익힐 겸 미국 등 파트타임 일자리가 많은 외국으로 나가는 젊은이들도 많다. ◆ 서울시 아르바이트 지원율 7.9 대 1 =6일 서울시와 각 구청에 따르면 시가 이번 겨울방학에 본청과 산하 사업소에서 일할 대학생들의 신청을 5일까지 접수한 결과 4백30명 모집에 3천3백96명이 몰려 7.9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신청을 받은 송파구의 경우 50명 모집에 2백77명이 몰려 5.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구청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바늘구멍이다. 시 관계자는 "대졸자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 졸업 시기를 조절하는 휴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해외 원정 나선 대학생들 =최근에는 해외 아르바이트로 방향을 트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오선형씨(29.천안외국어대 관광통역과 2)는 "지난해 7월부터 방학 때마다 미국에 건너가 국립공원 내 리조트에서 일하며 주말에 이곳저곳 여행을 다녀왔다"며 "국내 아르바이트 따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 다니며 한번쯤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대학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프로그램이 활기를 띠고 있다. 조선대는 올해 '해외 인턴십' 과정을 개설, '워크 앤드 트래블'을 다녀온 학생들에게 체류기간에 따라 1∼17학점까지 인정해 주고 있다. 이밖에 중앙대 경북대 등 10여개 대학들도 학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상명대와 동국대는 내년부터 추진할 예정이다. 문화체험 프로그램인 '워크 앤 트래블'을 운영 중인 김영진 월드스텝(www.worldstep.co.kr) 사장은 "올 겨울 프로그램에 참가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3백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아르바이트는 취업 전초전 =아르바이트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버는 '하루살이형'에서 요즘은 직장생활의 전초전으로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는 '실속형'으로 변하는 추세다.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인 잡링크가 대학생 2천4백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응답자의 30%가 '취업과 관련된 경력을 쌓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용돈 마련이라는 대답은 16%에 그쳤다. 이어 등록금 마련(14.57%), 자격증 취득을 비롯한 자기 발전(12.0%) 등의 순이었다. 아르바이트 관련 사이트 알바누리의 전동곡 팀장은 "최근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목적의 아르바이트 구직이 전체의 60∼70%를 넘어선다"며 "단순 노무직보다는 자신이 일하고 싶은 직종 경력에 도움이 되는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들도 아르바이트를 사회생활의 '준(準)경력'으로 인정하는 추세다. 경력을 우선하는 채용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한현숙 잡링크 사장은 "최근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경향은 돈을 버는 것보다 경력직 채용 풍토로 취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취업시장에서 경력을 쌓기 위한 목적이 더 많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주용석.임상택.이정호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