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게임에서 메달 잔치를 벌였던 일부 경기단체가 되레 `빚더미'에 몰려 신음하고 있다. 올가을 부산에서 딴 메달 포상금을 연체하거나 아예 부도까지 내는 등 경기단체의 신용불량 사례가 속출, 피땀 흘려 메달을 일궈낸 선수들의 가슴에 상처를 내고있다. 최근 회장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대한수영연맹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대박'을 터트림과 동시에 빚더미에 올랐다. 금 1, 은 5, 동 10개를 낚아올린 수영대표팀이 연맹으로부터 받을 포상금 총액은 5천만원이지만 여태껏 한푼도 못 받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돈이 별로 없다"면서 "모든 수단을 강구, 늦어도 내년초 대의원총회 때까지는 지급할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한 대표팀 코치는 "기대도 하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과거 최원석 회장 시절 돈잔치를 벌였던 탁구는 수영보다 사정이 더 어렵다. 지난 5월 이광남 회장이 구속, 기소돼 물러난 뒤 회장을 구하지 못한 대한탁구협회는 아직 금 2, 은 3, 동 1개에 대한 포상금 지급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탁구 관계자는 "최 회장 시절엔 포상금으로 아파트 한채 받았다는 코치도 있다"며 "포상금은 새 회장이 와봐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쓰러워했다. 한편으론 포상금을 안 받느니만 못 한 종목도 더러 있다.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보디빌딩은 금메달 8개 중 3개를 따내는 기대 이상의성과를 거둬 새로운 효자종목으로 우뚝 섰지만 고민 끝에 선수 8, 코치 2명에게 팀회식비조로 100만원씩을 돌리는 것으로 가름했다. 메달을 딴 선수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지만 대한보디빌딩협회는 "포상금도못 주는 단체가 수두룩하다"며 무마에 나섰다. 보디빌딩의 경우 매년 수억원을 쾌척해온 김남학(한화제약 사장) 전 협회장이 2년 전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난 뒤로 새 집행부의 출연금 없이 코치자격증 발급으로 살림을 꾸리고 있다. 반면 금 6, 은 6, 동 3개를 딴 펜싱은 금메달에 단체전 500만원, 개인전 200만원 등 지난해 장영수(전 대우건설 사장) 회장의 사퇴 후 궁핍해진 살림에도 불구하고 총 3천2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해 대조를 보였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포상금을 주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종목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데 사안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수영과 함께 양대 기초종목으로 불리는 육상은 회장사인 삼성의 배려로 금메달리스트 2천만원 등 총 1억7천만원의 돈잔치를 벌여 부러움을 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