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성적 대폭락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시모집에 예비합격한 수험생들이 대학에 따라 많게는 모집 정원의 절반이 넘는 숫자가 대학별 수능자격 기준에 미치지 못해 무더기로 탈락했다. 특히 이공계 기피현상에 따른 자연계 수험생 응시자수가 줄어든 데다 수능 고득점자에 재수생들이 몰리면서 자연계 예비 합격생들의 탈락이 두드러졌다. 3일 2003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 최종합격자 명단을 발표한 서울 시내 각 대학에 따르면 학생부 성적과 심층면접등으로 예비합격을 통보받은 수험생들이 대학별로 10~60% 가량 불합격처리됐다. 이처럼 합격의 문턱에서 낭패를 보게 된 수험생들은 뒤늦게 정시모집에 도전할수밖에 없어 정시의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4일 공식적으로 최종합격자를 발표하는 서울대의 경우 수시2단계 합격자 1천146명중 13%인 140∼150명이 수능자격기준등급(2등급, 체육교육과는 3등급)을 채우지못해 최종합격에서 탈락할 전망이라고 서울대측은 밝혔다. 이날 수시모집 최종합격자를 발표한 연세대의 경우 2학기 수시모집 조건부 합격자 721명중 40.2%인 290명이 수능자격기준등급 미달로 불합격처리됐다. 지난해의 경우 탈락율은 약 37%였다. 서강대는 2학기 수시모집 선발인원 598명중 30.27%인 181명이 심층면접과 학생부성적으로 합격권에 들어놓고서도 수능자격기준등급 미달로 불합격 처리됐다. 435명을 뽑는 학교장추천전형의 경우 133명(36.67%), 120명을 선발하는 가톨릭지도자추천전형의 경우 44명(36.67%)이 수능종합등급 2등급을 획득하지 못했고, 43명을 모집하는 특기자전형에서는 4명이 최저학력기준인 3등급에 걸려 불합격됐다. 특히 서강대의 경우 탈락자 181명중 인문계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이공계 수험생이었으며, 화공기계공학계의 미달률은 83.33%에 달했다. 한국외국어대는 461명중 절반이 훨씬 넘는 301명(65.3%)이 수능등급 기준 미달로 합격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고 성균관대는 1천200명중 624명(52%), 한양대는 125명중 57명(46%)이 탈락했다. 또 이화여대는 2학기 수시모집 예비합격자 901명중 41.1%인 370명이 수능 자격기준에 들지못해 탈락했으며, 경희대는 794명중 110명(13.5%)이 불합격 처리됐다. 연세대 김용학 입학관리처장은 "수능 고득점에 재수생들이 몰리면서 재학생을위주로 선발하는 수시 모집에서 최저학력등급을 만족시키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처장은 "그러나 수능 성적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한 예비합격자들의 무더기탈락이 있지만 현행 수시모집 제도는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fusi(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김상희기자 lilygarder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