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들 가운데는 휴일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여전히 피로를 떨칠 수 없다거나 '피로회복제'를 열심히 복용해도 소용없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피로가 1개월 이상 풀리지 않는다면 원인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육체적 과로로 인한 '정상적인 피로'가 아니라 각종 질환의 초기증상으로 피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6개월 이상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는 '만성 피로'의 경우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 < 도움말 : 이정권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교수, 왕성배 부천세종병원 가정의학과장 > ----------------------------------------------------------------- ◆ 원인을 찾아라 =피로도 알아야 다스릴 수 있다. 원인질환을 퇴치해야 만성피로도 사라진다. 만성 피로의 원인은 크게 신체질환, 정신질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로 나누어진다. 피로를 일으키는 신체질환으로는 빈혈 결핵 만성간질환 당뇨병 갑상선질환 신부전 심부전증 암 등이 있다. 신체 질환에 의한 피로는 다른 증상을 동반한다. 빈혈의 경우 숨이 차거나 어지럽고 간질환은 소화가 안 되거나 얼굴색이 누렇게 된다. B형 간염 보균 상태나 심각한 간기능 이상을 초래하지 않는 지방간 등은 피로를 유발하지 않는다. 당뇨병은 물을 많이 먹고 소변도 자주 보며 체중이 감소한다. 갑상기능항진증의 경우 식욕이 증가하지만 체중은 오히려 줄어들고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피부가 거칠어지고 체중이 증가한다. 우울증이나 불안증 등 정신질환도 만성 피로를 유발한다. 우울증 환자는 매사에 의욕이 없고 무기력하며 심한 피로를 호소하게 된다. 불면증이나 두통 식욕부진 소화불량 변비 성욕감퇴 등의 신체 증상도 나타난다. 불안증 환자는 항상 근육이 긴장돼 있고 심장의 박동수가 많기 때문에 신체적인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 만성피로의 가장 흔한 원인은 스트레스다. 업무량이 많거나 일상업무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생활이 불규칙하면서 휴식을 취할 여유가 없으면 만성적으로 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 만성피로 증후군은 원인불명 =많은 사람이 '만성피로=만성피로증후군'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원인질환 없이 하루 일하면 하루는 꼼짝 못하고 쉬어야 할 만큼의 극심한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미열이나 인후통 임파선종창 근육통 두통 등 증세가 동반되는 심각한 질환이다. 면역기능 저하나 바이러스 감염, 유전적 요인 등이 이 병의 원인으로 연구되고 있으나 아직 가설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각종 검사 결과 만성피로를 보일 수 있는 다른 질환이 없이 △관절이나 근육, 머리의 통증 △수면과다나 불면증 등의 수면장애 △미열 △목 또는 겨드랑이의 림프절 비대 △단기 기억력 장애나 집중력 장애 등이 있는 경우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완치제는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우울증치료제나 비타민제제 하이드로코르티손 등을 써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약물요법이나 마사지 등 물리치료, 냉온팩 찜질 등을 통해 이 증후군에 수반되는 각종 통증이나수면장애 등을 줄여주는 치료도 병행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 [ 피로예방을 위한 10계명 ]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하루에 30분 이상) 담배를 끊는다. 과음을 피한다. (음주 후 2~3일간 휴지기) 카페인(커피, 콜라 등) 섭취를 줄인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하루 6~8시간) 균형잡힌 식사를 한다. 적절한 휴식을 갖는다. (낮잠 10~20분) 긍정적으로 스트레스를 대처한다. 수면제 등 습관성 약물을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