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부부 등 3명이 둔기에 맞아 살해되고 고등학생 손자가 피습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밤 10시 50분께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송두리 염모(76)씨 집에서 염씨와 아내 윤모(70)씨, 처형(76)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이날 밤 10시 45분께 서울에 사는 염씨의 셋째 아들(39)이 "아버지와 함께 사는 장조카가 다쳐 병원에 있다는데 아버지께 전화해도 받지 않는다"며 공도파출소에 확인 요청을 해옴에 따라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사건이 발생한 건물은 옛 안과병원 건물에 딸린 30평 가량되는 2층 가정집으로 염씨와 아내는 2층 손자방, 처형은 2층 방문 앞 복도에서 각각 머리에 피를 흘린 채숨져 있었다. 방 안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부러진 야구방망이 1개가 발견됐다. 염씨와 함께 살고 있는 손자(19.고3년)도 이날 오후 7시 25분께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1명에게 머리를 맞아 평택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손자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후 6시께 "할아버지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는 남자의 전화를 받고 평택시장 입구에서 이 남자를 만나 프린스 승용차를 타고 안성시 원곡면 C가든 인근 공터에 갔다. 이어 이 남자가 "트렁크에 있는 과일상자를 꺼내달라"고 해 허리를 구부리는 순간 갑자기 머리를 얻어 맞고 쓰러진 뒤 C가든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이 남자가 손자에게 건 휴대폰이 숨진 염씨의 것이라는 진술에 따라 범인이 염씨 집에서 3명을 살해한 뒤 함께 살고 있는 손자까지 살해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건당일 오전 10시 30분께 염씨의 요청에 따라 인근 농협 직원 2명이 염씨의 계좌에서 현금 3억원을 인출, 종이상자에 1억8천만원과 1억2천만원을 나누어담아 염씨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현금 3억원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염씨가 이달 초 경기개발공사로부터 공도지구 택지개발보상비로 44억9천800여만원을 받은 점 등으로 미뤄 집안 사정을잘 아는 자가 금품을 노리고 저지른 소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손자가 만났다는 175㎝ 키에 보통체격의 스포츠형 머리를 한 35세 가량의 남자를 찾는 한편 염씨 가족을 상대로 원한 및 재산관계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안성=연합뉴스) 김인유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