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운동에 치우친 나머지 가정에 소홀히 한 운동권 남편이 아내가 제기한 이혼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가정법원은 26일 A(여성)씨가 "사회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가정을 내팽개쳤다"며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피고와 오랜 연애 끝에 결혼, 피고의 순수한 열정과 가치관을 존중해 10년 이상 혼자 묵묵히 가정을 꾸려왔지만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의 고통을 외면한 채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신념만을 내세우며 가정을 유지하기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는 가정이 파탄난 책임을 현실세계의 모순탓으로만 돌리고 있지만 남편과 아내 중 일방의 희생만을 강요하며 가정을 유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90년 남편 B씨와 결혼한 A씨는 10여년간 운동권 남편의 뒷바라지를 해가며혼자 힘으로 두 자녀를 키워왔으나 생활고와 자신의 신념만을 고집하는 남편의 태도에 회의를 느끼고 `더이상 가정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 소송을 냈다. 한편 남편 B씨는 지난 22일 `민혁당 사건'에 연루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기소돼 법원에서 징역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