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주도에 살고 있는 조랑말이 토종이 아닐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주대 생명과학과 오문유 교수는 지난 85년 제주도 애월읍 곽지유적지에서 출토된 동물 화석뼈의 유전자(DNA)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말의 뼈로 최종 확인됐지만 현재의 제주 조랑말과는 전혀 다른 염기서열 구조를 보였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저명 저널인 `몰 앤 셀스(Mol Cells)' 최근호에실렸다. 제주 토종말은 1276년 몽골이 한반도를 지배할 때 제주도에 처음 들여와 사육이시작됐다는 설과 이 이전부터 자생하고 있었다는 설이 있지만, 아직까지 그 기원에대해 학문적 정설은 없다. 이번 연구대상이 된 화석뼈는 서기 700∼800년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상완골(上腕骨.다리 윗부분 뼈)로, 연구진은 뼈에서 추출한 미토콘드리아 DNA에 대한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말의 뼈임을 최종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한 이 화석뼈와 현재의 제주도 조랑말, 경주용 말, 중국의 유난마,일본 쓰시마섬의 재래마 사이의 DNA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 각각의 염기서열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현재의 제주도 말과 다른 종의 말이 당시 제주도에 살았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오 교수는 "현재의 제주 조랑말과 화석뼈의 염기서열이 다른 것은 그 기원을 떠나 최소한 순수혈통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핵 유전자 등에 대한 비교 연구가 더 이뤄져야 토종 여부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