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미군 장갑차 사망사고와 관련,관제병 페르난도 리노 병장이 무죄 평결을 받은 것에 항의하는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또 정치권도 한미행정협정(SOFA) 재개정을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 여중생 사망사건 무죄 평결에 따른 대책위를 구성키로 하는 등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여중생 범대위(상임대표 홍근수 목사) 소속 시민과 대학생 등 200여명은 21일오전 8시께 동두천시 미군 캠프 케이시 주차장 앞에 모여 '살인 미군 페르난도 리노병사 무죄판결 항의 규탄 및 기만적인 미 군사재판 중단촉구 2차 총력투쟁대회'를열었다. 서경원 전 의원은 규탄사에서 "무죄판결이 난 것은 우리나라가 자주주권국가가아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결과와 똑같다"며 "재판결과 무효화와 함께 국민의 분노가얼마나 큰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범대위 상임대표 한상렬 목사와 문정현 신부는 몸에 태극기를 두른 채 삭발식을 가졌으며 범대위 간부와 집회에 참석한 시민 등 20여명이 태극기 2장에 "무죄판결 취소, 재판권 이양'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혈서를 썼다. 범대위 소속 회원들은 성명을 통해 "미군 당국이 니노 병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미 군사재판을 미군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요식행위로 진행했다는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재판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미군 기지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다 이를 막는 경찰과 충돌, 여중생범대위 김준기 대표가 경찰 방패에 머리를 맞아 왼쪽 이마가 15㎝ 가량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또 규탄대회를 취재하던 모 방송 김모 기자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부상을입는 등 경찰과의 마찰로 부상을 입는 시민들과 기자들이 늘고 있어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 범대위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투쟁대회를 계속 하고 있으며 700여명을 집결시켜 밤샘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광주.전남 총학생회 연합 소속 대학생 30여명도 이날 오후 2시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 모여 여중생 사망사고와 관련, '미 대통령의공개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으며 오는 23일 무죄평결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정치권도 미군 관제병이 무죄평결을 받은 것을 계기로 SOFA 재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재판결과는 미군측의 미온적 진상규명 태도와 우리 정부의 소극적 대응, 불합리한 SOFA가 낳은 산물인만큼 우리 당은 진정한 한미관계 발전을 위해 SOFA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이날 주한미군 재판관할권에 대한 SOFA 조항 개정 필요성에 의견을 모으고 신기남(申基南)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여중생 사망사건 무죄평결에 따른 대책위'를 구성키로 했다. 국민통합21 정동선(鄭東瑄) 부대변인도 미군범죄에 대한 한미 수사당국의 공동조사와 SOFA 개정 등을 촉구했으며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불평등한 SOFA에 의해 일방적으로 치러진 주한미군의 재판을 인정할 수 없으며 주한미군에 대한강력한 투쟁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중생 미군 궤도차량 사망사고 피고인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에 대한 재판이 이날 오전 9시부터 주한 미8군 사령부 군사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김인유.안정원기자 je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