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성 지위 향상은 아프가니스탄의 모델이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탈레반 정권하에서 대외활동이 금지되어 왔던 아프가니스탄 여성 지도자들이 20일 오후 한국 여성 교육의 산실인 이화여대를 찾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ㆍ총재 김석현) 초청으로 지난 18일부터 한국을 방문 중인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 여성 문제 대통령 특보 마보바 호코그 말(Mahboba Hoqoq Mal)씨를 비롯 여성부 법률국 국장, 카불대학 교수 등 여성계 인사 21명은 이날 이대 캠퍼스를 둘러본 뒤 이대 한국여성연구원이 주관하는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의 여성 개발 정책과 경험 공유를 통해 아프간 여성들의 권익신장 및 사회활동 증진에 기여하기위해 마련된 것. 아프간 여성 지도자들은 간담회에서 장필화 대학원장과 김은미 국제교육원장 등이대 각 분야 교수들과 함께 아프간의 여성 정책 등에 관해 1시간 30분 동안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했다. 마보바 호코그 말씨는 "지난 6월 아프간 역사상 처음으로 3명의 여성들이 종족대표회의(로야 지르가)에 참석했는가 하면 직업과 교육, 사회 활동도 허용되는 등최근 아프간 여성들의 지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전쟁을 경험했다는 점과 아시아 국가라는 점에서 한국과 아프가니스탄은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면서 "한국의 고도의 기술, 경제적 발전은 아프가니스탄의 역할 모델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탈레반 정권의 여성들에 대한 탄압으로 인해 아프간의 여성 인권문제는 전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랐던 만큼 이들 아프간 여성지도자들은 한국내 여성 지위 향상과정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남아선호사상이 강하게 남아 있던 한국에서 어떻게 여자대학이 설립될 수 있었는지, 남녀평등을 위한 법률적 제도와 아동의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마련돼 있는지에 관해 집중 질문했다. 장필화 대학원장은 "앞으로 아프간 여성들의 자녀도 이대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교환 프로그램을 추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