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본부장 김종빈검사장)는 20일 분식회계로 수백억∼수천억원을 사기대출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등으로 33명을 적발, 이중 김영진 전 진도그룹 회장과 김천만전 극동건설 사장, 손정수 전 흥창 사장 등 11명을 구속기소하고 19명을 불구속기소했으며 3명을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작년 12월 특별수사본부 발족 이후 적발된 공적자금비리 사범은 87명(38명 구속, 41명 불구속, 8명 수배)으로 늘어났으며, 회수된 공적자금도 397억9천여만원으로 증가했다. 검찰은 진도,극동,흥창 등 3개사를 포함, 적발된 4개 부실기업이 사기대출한 금액만 6천387억원에 달하며, 부도 등으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떠안게 된 부실채권 규모는 2조6천억원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한 M, N, J, S, K, H, D사 등 전 대표와 배임혐의가 있는 D종금, H여신, K화재 등 부실금융기관 임직원 등에 대해 계속 수사중이며, 관련자 60여명을 출국금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진도 김영진 전 회장은 모피와 컨테이너 등 주력업종의 채산성이 악화되자 부채를 줄이고 당기순이익을 과다계상하는 방법 등으로 93-96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분식회계한 뒤 이를 근거로 금융기관에서 3천500억원을 사기대출받는 등 금융기관에 1조5천800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을 발생시켜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한 혐의다. 김천만 전 극동건설 사장은 94-97년 회사 당기순이익이 흑자인 것처럼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 이를 토대로 국내 금융기관과 외국계 증권사 보증을 받아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방법으로 금융권에서 1천218억원을 조달했으며, 건설현장 노임 과다계상 등 방법으로 비자금 120억8천여만원을 조성, 이중 80억1천만원을 창업주 김용산(불구속 기소)씨의 도자기 구입 등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손정수 전 흥창 사장도 사업확장 과정에서 누적된 적자를 흑자를 달성한 것처럼 99-2000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허위 작성, 금융기관에서 914억원을 지원받는 등 적발된 이들 대부분이 비슷한 수법으로 금융권에 막대한 규모의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한편 구속기소된 이들 중에는 아파트 분양금을 부풀려 분양계약서를 위조, 이를 담보로 60억원을 대출받은 김모씨 등 2명과, 변제능력이 없는 이른바 `바지' 보증인을 내세워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10억원을 편취한 이모씨 등 4명이 포함됐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