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반달가슴곰이 정부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정영식)은 열 감지 센서가 부착된 무인카메라를 이용해 지리산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반달가슴곰을 지난달 초 촬영하는 데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재작년 11월 한 방송사 카메라에 반달가슴곰 모습이 담긴 적이 있지만 정부 산하 기관이 야생 반달가슴곰을 필름에 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단측은 "재작년 11월 지리산 야생 반달가슴곰 서식이 보도된 이후 그 실체를확인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으며 10월초 촬영된 필름을 회수해 이달 초 현상한 결과 그 실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반달가슴곰은 무게가 100∼120㎏의 다 자란 곰으로, 물웅덩이로샘물을 먹으러 내려 왔다가 근처에 설치된 무인카메라에 포착됐다. 5년간 야생 반달가슴곰을 추적해 온 한상훈 반달가슴곰관리팀장은 "일본 전문가4명을 포함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검증한 결과 야생 반달가슴곰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마와 귀밑이 넓고 얼굴이 둥근 형태이며 목의 갈기가 사자처럼 옆을 향해 삐쳐 나와 있는데, 이는 대륙계 곰의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한 팀장은 "이번에 촬영된 반달가슴곰은 머리 부위의 골격형태나 털이 난 상태로 판단할 때 6∼7세 이상의 성수(成獸)로 추정된다"면서 "그간 털이나 배설물, 나무상처 등 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5마리 이상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동원 공단 홍보비서실장은 "야생서식 행태 등을 파악하기 위해 촬영된장소를 중심으로 털과 배설물 등 각종 서식흔적을 조사.수집해 정밀조사를 실시하고있다"면서 "그간 각종 서식흔적을 종합해 볼 때 지리산국립공원에는 개체수는 적으나 반달가슴곰이 꾸준히 개체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출입통제 및 밀렵감시체제 확대를 통해안정된 반달가슴곰 서식지를 확보하고 종 복원사업을 통해 근친교배에 의한 자연도태를 예방해 지속적인 개체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와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몸 전체에 검은색 또는 적갈색의 털이 나 있으며, 가슴에는 흰털이 V자 모양으로 나있다. 우리나라 반달가슴곰은 중형에 속하는 종으로, 네발로 서 있을 때 머리부터 꼬리까지 몸 길이는 약 152∼183㎝, 어깨 높이는 약 61∼83㎝ 정도이며, 지난 82년 11월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됐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