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사망사건'으로 서울지검 강력부 홍경령 검사가 구속되고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바뀌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지난 16일 이를 안타까워 하는 한시(韓詩)가 검찰전용 통신망에 올라 눈길을 끈다. 김홍업씨 구속수사를 지휘했던 대검 중수부 김진태 과장은 '슬픈 칼잡이 이야기(哀憐劍士說)'란 제목의 이 시는 "가을밤 홀로 강월헌에 올라(秋夜獨上江月軒) 가슴 아프게 떠나간 칼잡이 한사람을 떠올린다(回億恨去一劍士)"며 구속된 홍 검사를 떠올리는 구절로 시작된다. 서울대 법대 3학년 때인 73년부터 불교에 심취해 30년동안 불교와 한학을 공부해 왔던 김 과장은 이 시에서 '검사(檢士)'와 발음이 같은 '검사(劍士)'란 단어를 사용했다. 김 과장은 "밤중에 출근함은 달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五更登廳非觀月) 세끼밥을 굶은 것도 신선되려 함이 아니었다(三朝避穀不求仙)"며 홍 검사의 처지를 안타까워 했다. 그는 이어 "자고로 백대에 이름 떨친 정의의 사도라 해도(由來百代名義骨) 스스로 칼잡이 되려 하지 않을 것 아닌지(不肯將身作劍士) 칼청에는 안타까움과 근심만 가득하고(嘆聲憂慮滿劍廳) 초겨울 하늘엔 궂은비만 내리오(寒天烟雨倍沈沈)"라는 구절로 검찰의 현상황을 묘사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