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임석규 경쟁제한규제개혁단장이 첫 사랑과의 재회를 소재로 삼은 장편 연애소설 「하얀 손길」(생각의 나무刊)을 펴냈다. 소설의 주인공 민형은 정부의 경제부처에 근무하는 국장이다. 그는 영문학도였던 대학시절 「폭풍의 언덕」의 원서강독 시간에 국문학과 여학생 정현을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에 빠진다. 클래식 음악을 함께 감상하며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던 두사람은 사귄지 2년만에 결별한다. 엄격한 정현의 아버지가 이성교제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별의 상처를 안고 군에 입대한 민형은 제대 후 행정고시에 합격한다. 다른 여자와 결혼해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민형은 어느날 정현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두사람은 대학 교정에서 재회하고, 정현은 "진정한 사랑은 민형 뿐"이라며 다시 사랑을 고백한다. 그러나 민형은 세월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느끼며 쓸쓸하게 돌아선다. 이 소설은 1960-70년대 대학가 풍경은 물론 공직사회의 이면, 현실사회의 부조리한 세태 등을 꼼꼼하게 기록한 사회소설이기도 하다. '특정지역' 출신을 싫어했던 법관 출신 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첫 사랑을 이루지 못한 사연 등 박정희 정권 때 지역감정의 골에 얽힌 일화도 생생하게 재현된다. 작가는 연세대 영문학과를 나와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 경제기획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공직생활을 해왔다. 공정거래위에서는 독점정책과장, 소비자보호국장 등을 역임했다. 252쪽. 8천800원.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