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대기업이면 입사 경쟁률 수백 대 1.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격심하다는 올 가을 취업전쟁. 입사원서를 수십장씩 제출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숱하다. 취업정보사이트 리크루트(www.recruit.co.kr)에 글을 올린 한 구직자는 "실패가 되풀이되면서 성격도 변했다. 백수 신세가 알려질까봐 낮에는 집 전화를 받지 않는다. 동네 사람들 눈에 띄기 싫어 어두울 때 외출해 한밤 중에 귀가한다"고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하지만 비관은 절대 금물. 리크루트의 박정민 팀장은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전략과 구체적인 전술을 짜야 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의 취업성공 조언을 들어본다. ◆ 경력 같은 신입이 돼라 (인크루트 조성란 팀장) =기업체는 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나 능력자를 선호한다. 신입을 뽑아서 육성한다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구직자는 '경력 같은 신입'임을 보여줘야 한다. 신입직 구직자가 경력을 쌓을 기회는 많다. 아르바이트, 자원봉사, 인턴사원 근무, 직장체험 프로그램, 병역특례를 이용한 기업 근무 등. 미국에서는 대학생들이 방학기간 대부분을 인턴사원으로 보낸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자신이 목표로 하는 진출 분야의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관련 공모전에서 수상경력을 쌓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어떤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싶은지 '인생설계'를 먼저 하는 것이다. ◆ 중소기업을 노려라 (스카우트 이은창 팀장) =매년 대학졸업자가 24만명 배출되는데 비해 대기업 공기업 금융기관 등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는 3만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 한 취업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자신의 전공과 실력을 살리지 못하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근무가 더 낫다. 그리고 이익도 내지 못하는 테헤란밸리 벤처에 근무하기보다는 탄탄한 제조업체가 낫다. 중소기업에서 탄탄한 경력만 쌓으면 대기업으로 옮길 수도 있다. ◆ 면접이 관건이다 (잡링크 김현희 실장) =최근 기업의 채용 방식에서 가장 큰 변화라면 면접 비중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다. 면접에 앞서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자. 자기소개, 지원동기, 직업의식, 인생관, 대학생활 등에 대해 예상질문과 답변을 만들어 '나'를 홍보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자신이 원하는 기업의 면접 정보를 미리 알아 두어 '맞춤 면접'을 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해당 회사에 근무하는 선배가 있다면 경험담을 들어보고 그 기업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기업문화와 역사를 미리 알아 두어야 한다. ◆ 비정규직을 발판 삼아라 (잡코리아 변지성 팀장) ='비정규직을 발판 삼아 정규직 일자리를 얻는 것'은 괜찮은 취업 전략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관련 업무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은 인력을 선호하고 있다. 비정규직일지라도 일단 취업해 경력을 쌓아 두는 것이 나중에 다른 직장에 취직할 때도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보수나 대우가 좋지 않더라도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비정규직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 조급함은 금물 =몇번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고 좌절하거나 조급해 하지 말자. 취업 재수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취업 준비기간을 경험 쌓기의 시간으로 삼자. ◆ 자신을 믿어라 =실업으로 인한 초조감은 자신감의 상실로 이어진다.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을 채용할 기업은 없다. 한두 번의 실패는 더 큰 성공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라.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