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수능 표본채점 결과 원점수 기준 평균 점수가 지난해 수능보다 2∼3점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20점 오를 것이라던 사설 입시기관들의 수능 직후 예상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7일 전체 수험생 67만5천9백22명의 6.2%인 4만2천1백34명을 대상으로 표본 채점한 결과 인문계 2백8.8점, 자연계 2백36.2점, 예.체능계 1백64.1점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에 비해 각각 2.1점, 3.0점, 2.6점 하락한 수준이다. ◆ 언어.사회탐구가 점수 낮췄다 =사회탐구는 5개 영역중 낙폭이 가장 컸다. 자연계 응시생들의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상위 50% 집단에서도 8점 이상 떨어져 4점 정도 낮아진 인문계에 비해 하락 폭이 두배에 달했다. 과탐은 상위 50%집단 기준으로 자연계 응시생만 3.2점 올랐다. 이는 올해 대입에서 수능 일부 영역만 활용하거나 가중치를 두는 대학이 작년보다 늘어나면서 수험생들의 공부 방법도 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연계는 과탐, 인문계는 사탐만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나자 인문계 수험생은 사탐,자연계는 과탐에 각각 치중했다는 분석이다. 1교시에 치러져 '체감 난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꼽힌 언어영역은 자연계 예체능계는 내렸지만 인문계는 0.9점 상승했다. ◆ 일선 고교 가채점 평균도 하락 =서울 과학고는 1백20점 만점인 언어영역에서 1백1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대부여고는 9월 모의고사보다 15점이 떨어졌고 중앙고도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파악됐다. 청담고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으며 구정고는 9월 모의고사보다 5∼10점 정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과학고 3학년 담임 교사는 "일부 학생들은 9월 모의평가보다 점수가 떨어져 전체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난이도는 지난해보다 낮은지 모르지만 재학생들은 오히려 어렵게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모의고사 3백70점대의 대원외고 한 학생은 "문제 풀 때는 맞았다고 여겼지만 막상 채점해보니 틀린게 꽤 많다"고 낙담했다. 김영일 중앙학원 원장은 "이번 수능은 작년보다 분명히 쉬웠는데도 성적이 떨어진 것은 수험생들의 학력 저하가 훨씬 심각하다는 의미"라며 "이해찬 세대 이전보다 최소 20점 정도는 낮아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종승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가채점은 일부 수험생 대상이어서 3점의 오차가 있어 실제 수능 평균은 지난해 수준이거나 조금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방실.이태명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