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치러진 2003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언어영역이었다. 지난해 워낙 어렵게 출제돼 쉽게 나올 것으로 예상했고 수능 출제위원회측도 어렵지 않게 냈다고 밝혔지만 시험을 직접 본 수험생들이 체감 난이도를 '지난해 수준'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에선 1교시 직후 청담고 6명,경복고와 구정고에서 각각 4명 등 중도 포기자까지 발생해 한때 시험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또 일선 고등학교와 입시학원 등에서는 언어영역 점수대를 미리 파악하기 위해 정보 교환에 나서는 등 부산을 떨었다. 자신을 상위권으로 소개한 김예목군(18·경복고·서울 용두동)은 "언어영역의 쓰기 부문이 무척 까다로웠다"며 "생소한 문학 작품들이 나와 지문을 전부 읽는 데도 시간이 모자랐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임강희 국어과 주임은 "국어 교과서 안에 있는 지문이 줄어든 대신 관촌수필 등 비교적 생소한 작품들이 지문으로 많이 나와 수험생들이 시간 부족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언어영역과 다른 부문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큰 편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자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잇따랐다. 재수생인 정만영군(19·서울 마장동)은 "다니는 입시학원은 물론 출제위도 언어영역이 쉬울 것이라고 해서 공부를 게을리했다"며 "그나마 자신있는 수리영역은 너무 평이하게 출제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선린인터넷정보고에서 자녀가 수능을 치렀다는 주부 윤정순씨(48·서울시 월계동)는 "평소 언어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상위권을 유지했는데 어렵게 나왔다니 다른 수험생들과 차별화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며 초조해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이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쉬웠던 만큼 언어영역 점수가 대학 선택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계성여고 진학담당 교사인 서범석씨(29)는 "언어영역이 어려운 반면 다른 부문은 평이해 개인별 점수차가 크게 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진학상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중상위권의 경우 향후 대학지원 때 눈치작전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임상택·홍성원·이태명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