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의 국제화에 발맞춰 서울대 국어교육과에 외국인 교수가 탄생했다. 서울대는 5일 미국 선교사 출신인 크레이그 메릴씨(Craig Merril·43)를 1년 임기의 초빙교수로 채용했다고 밝혔다. 서울대가 외국인 교수를 채용한 사례는 많지만 '우리말'을 가르치는 국어교육과에 외국인 교수가 채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8년 한국에 선교사로 2년간 체류한 뒤 미국 UCLA에서 한국어교육학을 공부한 메릴씨는 87년 국내 영어교재회사에서 근무했으며 한국인과 결혼한 뒤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모교인 UCLA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던 메릴씨는 서울대 국어교육과에서 외국인 교수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국행을 택했다. 메릴씨는 현재 석사과정 학생 27명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론'을 강의하고 있으며 다음 학기에는 박사과정 학생들과 학부생에게도 한국어 교육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학교측이 국어교육과에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게 된 것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의 시각에서 가르치는 국어수업이 학생들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메릴씨는 "70년대 미국에서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대학이 10곳도 안됐지만 지금은 1백개 이상의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30여개의 고등학교에서도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미국과 아시아권 국가 등 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