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가 발생한 해에는 어김없이 대참사로 이어지는 탄광출수(出水)사고가 발생해 탄광촌을 눈물바다로 만들고 있다. 지난 30일 강원도 태백시 삼수동 ㈜태백광업 지하막장에서 발생한 출수사고로석탄에 매몰됐던 광원 5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지하로 침투한 빗물 등이 석탄층에 모여있다 캐이빙(폭약으로 석탄을 캐는 작업)등에 의해 발생하는 출수사고는 적은 양의 집적수(1t 정도)에 의해서도 대형참사를일으키는 치명적인 탄광사고의 한 유형이다. 물에 반죽된 죽탄이 중력에 의해 폭 2m, 높이 2m의 비좁은 갱도에 갑자기 쏟아지면(출수) 모세혈관이나 다름없는 갱도는 힘없이 붕괴된다. 갱도 안에서 죽탄이 발생시키는 에너지는 1t 무게의 광차를 날릴 정도로 엄청나며 갱도 안에서 작업중이던 광원들의 생명은 '추풍낙엽'과 다름없다. 결국 탄광출수사고는 빗물 등 물이 1차적인 원인이기 때문에 홍수 등 비가 많이온 해에는 가뭄 등 비가 오지 않은 해보다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마련이다. 올해 8월에는 강릉, 동해, 삼척 등 석탄층이 형성돼 있는 백두대간 동쪽 능선에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었다. 또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탄광출수사고 역사상 최악의 참사였던 태백시 ㈜한보에너지 통보광업소 출수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96년 여름에도 철원 등 강원북부지방에는 기록적인 물난리를 겪는 등 비가 많이 온 해였다. 반면 우리나라 탄광 역사상 한해 평균 1회 이상씩 발생하는 출수사고는 가뭄이심했던 68년, 78년, 72년, 76년, 77년 등에는 전국 탄광에서 단 1회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백=연합뉴스) 배연호기자 b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