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가 평생 땀흘려 모은 전재산을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은 30일 김경임(71) 할머니가 평생 파출부.하숙집 등을 하며 모은 전재산인 서울 창천동 5층 상가건물(시가 15억원)을 학원측에 기증했다고밝혔다. 김 할머니는 "완고한 부모님 밑에서 커 여자라고 학교문턱에도 못 가본게 늘 한스러웠다"며 "나는 제대로 못 배웠지만 형편이 어려워 공부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고 말했다. 30대 중반 고향인 전남 고흥을 떠나 단돈 200원을 갖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김할머니는 파출부, 시장 심부름꾼 등 온갖 궂은 일을 하며 한푼두푼 돈을 모았다. 1960년대부터는 신촌 대학가에서 하숙집을 운영, 부지런하면서도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밴 김 할머니는 "당시 하숙집을 팔아 마련한 상가건물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언제부턴가 마음에 부담이 됐었는데 이제 후련하다"며 "내 마음을 알고 흔쾌히 허락해준 세 아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장학금을 전달받은 가톨릭학원측은 "김 할머니가 기증한 건물은 할머니 사후에 형편이 어렵지만 우수한 가톨릭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