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및 미제사건으로 처리된 두건의 살인사건을 검찰이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중 한 명이 쓰러져 숨지고 다른 한명은 도주,검찰의 피의자 신병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검찰은 지난 98년 및 99년 경기 고양시 일산구와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서 일어난 두명의 변사사건에 대해 타살의혹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용의자로 지목된조모(32)씨를 지난 25일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98년 6월 안양교도소에 수감중이던 00파 폭력조직두목 신모씨의 `쪽지' 지시를 받고 조직원들과 함께 조직내 대항세력인 두목급 박모씨를 경기 일산구 박씨의 자택에서 살해하고, 99년 10월에는 이같은 사실을 빌미로돈을 뜯어내려던 이모씨를 살해한 혐의다. 두명의 변사사건은 그동안 경찰에 의해 자살 또는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었으나검찰은 살해지시를 한 신씨 등 모두 8명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조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장모,권모,정모씨 등을 최근 구속하고, 박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한편 조씨를 상대로 26일 오전 1시부터 5시간 30분동안 혐의 내용을 추궁했다. 하지만 조씨는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고 검찰은 이날 오후 6시께부터 낮 12시까지 조씨를 재운 뒤 다시 수사를 위해 조씨를 깨웠으나 비실비실하며 정신을 못차리던 조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조씨의 사망에 대해 "조씨의 머리.목.다리 등에 타박상 흔적과 상처부위가 부어올랐다"며 구타의혹을 제기했다. 유족들은 또 "26일 낮 12시께 조씨가 조사를 받던 바로 옆방에서 `그만 때려라'는 조씨의 목소리와 `퍼퍼벅' 소리가 들렸고 수사관들이 조씨가 있던 방으로 간 사이 도망쳐 나왔다"는 도망간 최씨의 말을 인용, 최씨가 도망간 시점은 검찰 발표대로 25일이 아닌 조씨가 쓰러지던 26일 낮이며 조씨도 구타에 의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조사과정에서 무릎을 꿇린 적은 있지만 구타를 한 적은 없다"며"조씨에 대한 부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밝혔다. 검찰은 또 "최씨가 도망간 시점은 25일 오후 9시"라며 "조씨가 구타를 당했고최씨가 26일 낮에 도망쳤다는 최씨의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정면반박했다. 서울지검은 한편 "조씨가 쓰러진 경위.사인 등에 대한 조사를 형사3부에 배당해강력부 검사 및 수사관 등을 구타 등 가혹행위 여부에 대해 정밀조사에 착수했다"며"2∼3일내에 나오는 부검결과를 토대로 최종 판단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