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할 경우 정부로부터 일반 탈북자보다 많은 정착금을 받는 국군 포로가 돈을 노린 중국내 일부 브로커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 8월초 입국한 국군포로 출신 정수식(가명.76)씨는 25일 "한국에 들어오기전 돈을 노린 중국 옌지(延吉)의 조선족 브로커 박모(30대로 추정)씨에게 보름간 억류됐었다"고 주장했다. 24세 때인 지난 50년 입대, 육군 5사단 모 부대 일등병으로 복무했던 정씨는 51년 중공군에게 붙들려 포로 수용소를 전전하다 53년부터 50여년 동안 탄광에서 일해왔다. 북한에서 결혼해 두만강변 모 도시에서 살던 정씨는 큰 아들(45) 부부가 지난 99년 먼저 탈북한 뒤 지난 6월 조선족 브로커 박씨와 알고 지내는 다른 조선족의 권유로 두만강을 건넜다. 정씨는 지난 7월 한국으로 보내주리라고 믿고 옌지에 있는 박씨의 아파트로 갔다. 하지만 박씨는 한국에 먼저 입국한 큰 아들 부부에게 "6천만 원을 보내줘야 아버지를 한국으로 보내주겠다"고 요구하며 보름간 박씨를 집에 가둬놓고 흥정을 벌인끝에 3천여 만원을 받아낸 뒤 정씨를 풀어줬다. 정씨는 "박씨는 내가 국군포로이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돈을 많이 받을 것으로알고 나를 가둬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며느리 이모(42)씨도 "99년 탈북해서 중국에 있을 때 박씨와 알고 지냈는데, 그때 '우리 시아버지가 국군포로인데 탈출을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브로커 박씨는 전화 번호를 자주 바꾸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돈을 요구할 때 알려준 휴대전화 번호는 불통이었다. 입국 뒤 두 달 이상 모 기관에서 조사를 받은 정씨는 지난 15일 5사단에서 하사로 전역했다. '대한민국 6.25 전쟁 국군포로 가족협의회' 허태석 회장에 따르면 국군포로의경우 입국 뒤 밀린 월급과 아파트 등 3억원 이상을 받기 때문에 중국에 있는 브로커들의 표적이 되곤 한다. 국군포로 출신이 받는 정착금은 일반 탈북자가 정부에서 받는 돈보다 10배 이상많은 액수다. 허 회장은 "일부 국군포로는 브로커에 의해 납치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지만 국방부 당국자는 "그런 얘기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올해들어 지난 12일까지 탈북자 901명이 입국했고 이와는 별도로 정씨 등 국군포로 7명이 귀환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