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60부터, 그러나 노후대비는 30부터.'


한국도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후대비는 젊어서 미리미리 해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00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중 65세 이상이 7%를 넘어서 '고령화 사회'를 일부 선진국의 고민으로만 치부하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도 젊은이에겐 노후대비, 고령자에겐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소위 '실버 금융상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실버 금융상품의 경우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 때문에 은행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노후대비를 위한 은행 금융상품의 대표격은 역시 연금신탁과 신노후생활연금신탁.


연금신탁은 만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채권형과 안정형이 있다.


설령 원금 손실이 생기더라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리금을 전액 금융기관에서 보장해 주는게 특징.


이 상품은 연간 적립액의 1백% 범위 내에서 최고 2백40만원까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은 적립식과 즉시 연금식 등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적립식은 1만원 이상 자유롭게 불입하고 즉시 연금식은 1백만원 이상 목돈으로 한꺼번에 납입한다.


가입한지 1년이 지나면 중도해지 수수료가 면제되고 생계형 저축(최고 2천만원)이나 세금우대로 가입해 세금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금신탁과 달리 수익자의 연령이 만 40세를 넘고 신탁계약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연금신탁과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은 대부분 은행에서 공통 상품으로 판매중이다.


노후에 목돈을 굴려 안정적인 생활비를 쓰려는 고령자들을 위한 실버 금융상품들은 은행별로 다양하다.


국민은행은 퇴직자나 고령 세대주 등을 위해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생활안정 정기예금' 상품을 갖고 있다.


이 상품은 현재 근로소득이 없는 만 50세 이상의 세대주만이 가입할 수 있다.


가입금액은 1천만원 이상에서 3억원 이내.


일반 정기예금보다 최고 1.25%포인트 높은 연 6% 정도의 이자를 주는게 눈에 띈다.


매달 일정한 이자를 월급식으로 탈 수 있어 편리하다.


신한은행은 만 59세 이상 고령자를 위해 최고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고 상해보험까지 자동 가입해 주는 '시니어플랜 라이프플래닝 적립예금'을 지난달부터 선보였다.


이 적립예금은 여행 레저 쇼핑 건강진단 등에 할인 혜택을 주는 다양한 생활서비스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노후에 특별한 수입없이 퇴직금 등 목돈을 예치해 놓고 매월 생활비를 받아 써야 하는 고령자들을 위해 매달 필요한 금액만큼 이자에 원금의 일부를 합해 지급하는 '하나 디자인통장'을 팔고 있다.


이 상품은 원금 액수가 크지 않아 이자만으로는 생활비가 모자라는 고령자들에게 적합한 예금이다.


조흥은행은 대표적인 실버상품으로 '유언신탁'을 갖고 있다.


자신이 죽은 후 은행에 신탁한 돈을 누구에게 상속한다는 유언서까지 작성해 은행에 맡기면 그 집행을 은행이 도맡아 해주는 신탁상품이다.


유언증서의 공증료는 은행이 부담한다.


최소 5억원 이상을 가입해야 한다.


외환은행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인 고령자들에 지난 4월부터 '원.달러 데포 스왑(DEPO SWAP) 거래' 상품을 팔고 있다.


이 상품은 일단 돈을 맡기면 달러로 환전해 외화예금에 넣어 두었다가 만기 때 원리금을 찾을 때는 다시 원화로 바꿔 내주는 정기예금.


낮은 외화정기예금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환차손 위험은 선물환 거래로 방지해 준다.


대신 스왑마진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하는 예금이다.


실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10억원을 예금할 때 이 거래를 통하면 연간 약 1천2백만원 정도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는게 외환은행 노블카운티점 권혁채 팀장의 설명이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은 "노후 실버금융상품을 고를 땐 고수익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특히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세금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상품을 찾는게 긴요하다"고 조언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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