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 지면서 전국 각 보건소에 독감 예방접종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곳곳에서 백신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미 상당수 보건소에서 접종이 중단된 가운데 추가 백신 공급이 지역에 따라 늦게는 오는 25일께나 이뤄질 것으로 보여 접종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몇년사이 이같은 독감백신 부족사태가 자주 발생, 공급체계 개선과 정확한수요 예측 등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백신부족 실태 16일 전국 보건소에 따르면 대구지역은 지난 7일부터 의료보호대상자 등 무료접종대상자와 노인을 비롯한 우선접종대상자 등 모두 8만2천여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5천200여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실시할 계획인 서구보건소는 지금까지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접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동구보건소도 대상자 1만2천명 가운데 15일까지 9천명을 접종한 상태에서 백신이 떨어져 접종을 중단했다. 부산지역도 사정은 비슷해 북구보건소의 경우 지난 4일부터 1만명분의 백신을확보, 접종을 시작했으나 지난 12일 백신이 모두 바닥난 상태다. 전북과 광주지역도 일부 보건소에서 백신 부족으로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전주시보건소는 확보한 8만명분의 백신이 바닥나 지난 8일부터 접종을 일시 중단했으며 임실군과 완주군, 군산시 등도 백신이 떨어졌다. 광주시의 경우 북구보건소가 지난 11일부터 접종을 중단한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접종을 위해 보건소로 몰려들고 있어 나머지 보건소들도 조만간 백신 부족난을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대전지역 각 보건소도 이미 백신이 바닥났거나 소량만 남아 있어 보건소를찾은 일부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경기지역도 광주시보건소가 1만명분의 백신을 모두 사용, 이미 접종을 중단한상태며 안양시와 수원시, 성남시 등 도내 상당수 보건소들이 백신이 없어 접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 보건소에서는 최근 몇년간 지역에 따라 이같은 독감백신 부족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백신 추가확보 계획 각 보건소 등은 백신이 바닥을 드러내자 서둘러 추가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백신 공급업체들이 추가 공급예정인 백신에 대한 현재 식약청 검정 절차를 밟고 있어 공급재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지역은 오는 18일 이후에나 추가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대구 및 경북지역은 20일께, 부산은 지역에 따라 25일께나 백신이 추가 확보될 것으로보인다. 또 전북지역과 대전지역도 오는 20일 이후에나 접종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신부족난 원인 백신 품귀현상의 가장 큰 원인가운데 하나는 백신 공급 절차 때문이라는 지적이일고 있다. 제약회사는 통상 각 지자체와 납품계약을 맺고 있는 도매상에 3차에 걸쳐 독감백신을 공급하고 있으며 올들어 지금까지 2차례 공급됐다. 이에 따라 초기 백신 희망자들이 몰릴 경우 3차 공급이 이뤄지기 전까지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백신을 접종할 경우 모든 감기가 예방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많은 건강한사람들까지 너도나도 서둘러 접종을 받고 있어 부족난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도와 같이 도(道)에서 백신을 일괄 구매해 각 시.군보건소에 재공급하는 시스템도 지역별 원활한 백신수급을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약회사 및 도매상들의 약품 일시 공급 체계 확립, 구매가격만을 예시한 상태에서 각 보건소의 자율적 백신 확보 허용 등의 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백신 효과 등에 대한 정확한 홍보를 통해 백신접종 시작 초기 건강한 사람들까지 보건소 등으로 몰리는 것을 자제시키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제약회사측에서는 "백신원료(벌크)를 수입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아 백신공급이 일시에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부족난을 막기위해서는 벌크를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생산시기 등을 앞당기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원은 "수급 불균형으로 일부 지역에서 백신 부족사태가 발생하고 있을뿐 전국적으로 백신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며 "백신을 일부 부족 발생 지역에 서둘러 추가공급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권장시기 초반에 접종 수요가 집중되는것을 억제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기자 k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