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서 앞으로 농업 생태계도 큰 혼란이 예상되며 그 징조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이양수 박사는 '농업 부문에 관련된 기후 변화의 영향과 대책방안'이라는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이 박사는 논문에서 2100년에는 지구 온도가 지금보다 최고 5.8℃까지 상승하고강수량 역시 증가할 것이며 이산화탄소의 농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히고 이같은 환경 조건에서는 병해충 발생이 증가하고 외래식물의 침입도 늘어나 농업생태계가 교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단 날씨가 따뜻해지면 벼멸구와 애멸구 등의 월동률이 높아지고 이화명나방은열대지방에서처럼 발생 주기가 아예 사라져 벼 재배기간에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해충이 된다. 또 진딧물류도 연중 발생하고 끝동매미충이 옮기는 벼오갈병과 벼줄무늬잎마름병, 벼검은줄무늬잎마름병과 같은 남부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바이러스병은 온난화로 인해 발생지역이 점차 북상하게 된다. 실제로 남부지방에서 주로 발생했던 벼줄무늬잎마름병이 지난해 중부지방에서 발생한 것은 지구 온난화의 반증이라고 이 박사는 밝혔다. 온난화는 또 천적이 없는 외래식물의 침입 조건이 돼 토착종 멸종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토착종이 지닌 오염물질 관리 기능이 떨어지면 물관리는 물론 물 수급에도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박사는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같은 변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기상 조건의 변화에 따른 종합적인 농업 생태계 관리가 필요하며 작물의 재배시기, 시비방법, 물관리, 품종 선택과 개량 등에대책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 신영근기자 drop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