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귀환을 하루앞둔 14일 북측 응원단과 선수단의눈에 비친 남녘의 모습은 어땠을까. 20일이 안되는 짧은 체류기간이지만 특히 20대 전후의 여성으로 구성된 북측 응원단 270여명은 경기장과 거리공연장에서 남측 사람들을 직접 목격했고, 또 북측 선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민과 접촉할 기회가 잦았다. 부산땅에 도착한 며칠동안 이들은 남측(사람)에 대한 느낌과 소감에 대해 한결같이 "환대해줘서 고맙다", "빨리 통일을 이루자" 등 판에 박힌듯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우선 어린 응원단원들의 눈에는 남쪽 사람들의 행색이 이상했던 모양이다. 이들은 "남한사람들은 왜 찢어진 바지를 입고 다닙니까", "왜 여기 사람들은 머리에 물을 들이고 다닙니까"라며 이상한 눈초리로 남측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특히 한 여성은 "여기는 조선땅이 아닌 것 같습니다"라며 외래어 간판으로 가득찬 부산에 대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응원리더 4명 가운데 리성희씨는 "공기가 탁하다"며 북측에서 가져온 `금강산샘물'을 벌컥컬컥 들이마셨다. 한 단원은 "(부산은) 냄새가 별로 안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음악'에 대해서도 남측과 명확한 시각차를 보여주었다. 지난달 28일 다대항 입항 직후 환영오찬장에서 유진박의 전자바이올린 연주를접한 이들은 하나같이 "남측에서는 이런 음악을 즐겨듣습니까"라며 인상을 찌푸리기까지 했다. 북측응원단 예술공연 음악담당인 량경찬씨는 "남측은 시원한 소리를 좋아하는것 같은데 우리는 부드러운 소리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만경봉-92호가 접안해 있는 다대포항 주변 주민들에게는 특별한호감과 감사의 마음을 가진듯 했다. 체류기간 이들이 예술공연을 가진 것은 모두 5차례였지만, 13일 밤 다대포항 매립지에서의 마지막 공연은 북측이 고집했다는 것. 울퉁불퉁하거나 군데군데 진흙이 철벅여 매립지가 공연장소로는 적합하지 않으나 매일 만경봉-92호 주변에 몰려나와 자신들을 따뜻하게 맞아준 주민들에게 감사의뜻을 표하고 싶다는 것이 북측의 주장이었다. 북측 응원단 김교학씨는 "이 곳 시민들이 매일 따뜻하게 환대해준 데 대한 보답차원의 공연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뭐니뭐니 해도 북측응원단의 뇌리에 가장 많이 남는 것은 경기장에서 북측을 열광적으로 응원해준 남녘 사람들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북측응원단은 "남측사람들이 우리 응원을 따라해 기분이 좋았다"고 입을 모았고,여자 소프트볼 김용 역시 "남녘동포들의 응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화의 종착역은 "빨리 아버지(김정일) 곁으로 가고 싶다"거나 "열심히응원하는 것이 장군님을 위한 길", "어서 빨리 통일을 이룩하자" 등으로 귀결돼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 사실을 확인케 했다. (부산=연합뉴스)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