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는 '지식.직업 업그레이드'를 희망하는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평생교육대학입니다. '학생을 기다리는 대학'이 아니라 '맞춤형 교육으로 다가가는 열린 대학'으로 거듭날 겁니다." 조규향 한국방송통신대 신임 총장은 "필요에 따라 공부할 수 있는 개방대학"이라는 방송대의 설립 취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66년 문교부 사무관으로 시작해 교육부차관, 청와대 교육수석비서관을 역임한 교육통. 지난 96년엔 부산외대 총장, 2000년엔 서울사이버대학 초대 총장을 맡아 대학 경영도 이번이 세번째다. "방송대 규모에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졸업생만 28만명이고 현재 재학생은 21만명이더군요. 캠퍼스도 전국 14군데의 지역대학과 35개의 시.군 학습관을 갖춘 매머드급 대학입니다." 지난 2일 4대 총장으로 취임한 느낌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조 총장은 "규모가 크다는 것은 놀라움이면서 동시에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해법으로 그는 방송대 교수체계 정비와 재정의 '리모델링'을 제시했다. "고작 1백50여명에 불과한 교수진이 21만명을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대학 예산도 국가 지원은 3백억원뿐이고 부족분은 기성회비로 쌓아둔 8백억원에서 빼 쓰는 실정입니다." 그는 우선 임기 중에 교수인력을 2백50명으로 지금보다 60%가량 늘릴 계획이다. 교육매체개발원, 출판부, 평생교육원 등 방송대가 가진 양질의 콘텐츠를 이용해 자체 수익사업을 벌여 대학 재정도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방송대 교육프로그램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게 그의 시각이다. "이전처럼 앉아서 학생을 기다려서는 안됩니다. 학생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맞춤형 콘텐츠를 갖춰야 대학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경영학 정보기술 행정학 특수교육 등 4개의 대학원 과정 외에 '전자상거래 과정' 등 직장인 대상의 실용교육 과정도 새로 만들 계획이다.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문예.창작과정', 무역인을 위한 '중국지역학' 등 비(非)학위과정도 신설해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직업 군인이나 재소자를 위한 프로그램과 해외 동포를 위한 한국학 강의 등 교육받기 어려운 곳을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도 추진 중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학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면대면 방식이나 우편.TV를 이용한 교육에서 위성방송과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교육으로 옮겨갈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하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자신의 교육철학은 '실사구시(實事求是)'라고 밝힌 조 총장은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개발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개방대학(Open University)으로서 방송대의 역할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예측해서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가지 직업만 가지고는 평생을 살아갈 수 없는 시대 아닙니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최고의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평생교육 전문기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