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이화여대등 서울시내일부 대학에서 '학점포기제'가 찬반공방 속에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학점포기제는 교과목 성적이 확정된 뒤, 학점을 학생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제도로 성적이 낮은 교과목의 학점을 취소해 평점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대학마다 학점포기제가 성적관리에 유용할 뿐아니라 졸업후 취업에도 도움을 준다는 주장과 학사질서를 문란케 해 교육상 바람직하지 않고 교수권이 침해된다는 의견이 학생들간에 맞서고 있다. 연세대는 올해 여름방학 이후 찬반주장이 대자보와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김모(22.경영학과 3년)씨 등 학점포기제 도입을 요구하는 많은 학생들은 11일 "듣고 싶은 과목을 마음껏 들으면서도 성적관리를 할 수 있다"며 "이미 여러 학교가 이 제도를 실시해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아 신모(20.인문학부 1년)군 등은 "학점포기제는기회주의적 발상으로 정정당당하지 못하다"며 "낮은 성적이 나온 학점을 포기한다면상대평가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대학측도 반대입장을 밝혀, 유갑호 수업과장은 "교수의 학점 부여권한이 실질적으로 침해되는 등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고 학점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져 장기적으로는 취업에도 불리하다"며 학점포기제 도입에 난색을 나타냈다. 그동안 대학측과 이 문제로 수차례 접촉해온 연대 총학생회는 이달중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학점포기제에 관한 총학의 공식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화여대도 2학기들어 총학생회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학점포기제를 둘러싼 논란이 시작돼 역시 "취업난이라는 현실을 고려할 때 매우 유용한 제도"라는 찬성 의견과 "학점포기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들이 수업분위기를 저해할 것"이라는 등의반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학측은 "아직 학생들의 공식적인 요구가 없어 논의해본 적이 없지만 재수강이나 수강철회 등 여러가지 학점관리 방법이 있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밖에 서울여대는 대학측과 학생들간에 학점포기제 도입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진행되고 있으며 건국대나 단국대 등 다른 서울시내 대학에서도 최근 학생들 사이에학점포기제 도입 의견이 제기되는 등 이슈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학점포기제는 구체적인 운영방법은 차이가 있지만 한양대, 숙명여대, 단국대, 덕성여대 등 서울, 경기지역 10여개 대학과 일부 지방대에서 시행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훈 김상희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