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리시설 대부분이 축조된지 20년이 넘어 재해에 극히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농업기반공사 전남본부에 따르면 저수지와 배수장, 보, 수로 등 전국 6만4천543개소의 수리시설 가운데 70%인 4만4천863개소가 지난 81년 이전에 설치됐다. 특히 일제 때 축조돼 50년을 훨씬 넘긴 시설도 1만5천426개소(24%)나 된다. 곡창인 전남지역의 경우 20년이 지난 시설물이 전체(9천713개소)의 절반이 넘는5천756개소에 달한다. 또 저수지나 배수장이 수위조절 기능을 갖추지 않은 채 농업용수 공급만을 목적으로 축조돼 해마다 많은 인명 및 재산피해를 내는 홍수재해에 무방비 상태다. 실제로 전국 저수지 3천299곳 중 수량조절용 수문을 갖춘 곳은 겨우 44곳에 불과하며 전남지역(1037곳)에서는 나주호와 장성호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물이 차면저절로 넘치는 월류(越流)호다. 더욱이 이들 저수지의 91%(2천994곳)가 100년 빈도의 강우량을 기준으로 설계.시공돼 최근 잦은 기상이변에 따른 집중호우 등에 대응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전국 배수장 528곳 중 절반에 가까운 238개소의 강우량 기준이 1년 빈도여서최근 수년새의 기상이변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농기공 전남본부측은 "노후 수리시설의 개보수가 시급하다"며 "특히 시설물을개보수하거나 신축할 때 농업용수 공급과 홍수조절 기능을 겸하도록 설계.시공하고강우량 빈도 기준도 저수지는 200년, 배수장은 20년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sw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