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산하 국립수목원이 오는 2004년까지 경기도 포천군 소흘읍 수목원내 관찰로(자연 흙길)에 보도블록을 설치하는 등 포장사업을 추진하자 시민단체와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국립수목원측은 2004년까지 9억여원을 들여 개방구역내 관찰로 12㎞ 구간에 대해 포장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의 관찰로 정비사업계획을 올해 초 수립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1단계 사업으로 3억원을 들여 수목원 정문∼산림박물관 광장∼후문을 연결하는 관찰로 1㎞ 구간에 보도블록 설치작업에 나서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이다. 이어 내년에는 관상수원 인근 광장구간(1㎞)을, 2004년에는 후문∼수생식물원∼화목원∼관목원 구간과 육림호∼침엽수원∼숲생태관찰로 구간(10㎞)에 대해서도 정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목원측은 1차 사업구간은 보도블록을 설치하기로 했지만 2.3차 사업 구간에대해서는 육상 경기장 트랙용 등에 사용되는 투스콘 또는 보도블록 설치를 검토 하고 있다. 포장사업이 완료되면 비공개구역인 야생동물원 관찰코스를 제외한 수목원내 전구간의 관찰로가 포장돼 관람객들은 더 이상 수목원내에서 흙을 밟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나무냄새, 흙냄새가 가득한 수목원이 이제 회색빛깔의 도심으로 변해간다며 사업자체에 대한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광릉숲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 한 관계자는 "자연미 가득한 수목원이 이제회색빛깔 가득한 삭막한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서울 도심과 다를 바 없게 된 수목원을 찾는 이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목원측은 "흙길로 조성된 수목원 관찰로가 비가 오면 진흙탕으로 변해관람객들의 민원이 계속됐다"며 "이번 사업은 일부 관찰로 폭을 줄여 다양한 식물이자랄 수 있도록 하는 공간확보에도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포천=연합뉴스) 안정원기자 je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