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광옥 최고위원의 압력으로 산업은행이 현대상선에 4천억원을 대출해 줬다"고 주장한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를 한 위원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형사 4부(조균석 부장검사)는 8일 한 위원측을 상대로 조만간 고소인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검찰은 고소인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지난 2000년 6월 산은이 대출해 줄 당시의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전·현직 고위층 인사들을 참고인 등의 자격으로 줄줄이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엄 전 총재의 주장대로 산은이 현대상선에 대출해 줄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한 위원이 대출을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밝히는데 주력키로 했다. 이를 위해 이 금감위원장과 박상배 산은 부총재를 불러 진위를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00년 8월 열린 경제대책회의에 참석했을 때 이기호 전 수석이 현대상선 대출문제에 대해 '걱정말라'고 말했다"는 엄 전 총재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이 전 수석과 진념 전 경제부총리 등에 대한 조사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