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호(李八浩) 경찰청장이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경찰 내부의 기강해이와 정치권 줄대기 등을 우려, `군기잡기'에 나섰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 청장은 최근 지방경찰청장들에게 "아시안게임이 진행되고 있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주의하라"는특별지시를 내렸다. 이는 최근 군과 국가정보원, 검찰 등에서 내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등 마찰음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경찰 내부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인 셈이다. 특히 이 청장은 김기영 치안감의 명예퇴직으로 서울경찰청 차장자리가 공석이된 것을 계기로 '11월께 경무관,치안감 인사를 할 수도 있다'는 등 각종 인사 관련설(說)이 나오는 것을 염두에 둔 듯, "경무관 인사를 할 계획이 없으며, 인사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라"며 `입조심'을 강조했다는 것. 이 청장은 이같은 경고와 함께 근무기강 해이에 대해서는 곧바로 문책성 인사를단행하는 `단호함'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수해 당시 관할지역에서 골프를 친 충북경찰청을 직위해제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대학생들의 미 대사관 기습시위 등을 제대로 막지 못한 서울 종로경찰서장을 문책했다. 이 청장의 이같은 기강확립은 경찰내에서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일부 인사들의 정치권 줄대기와 유언비어 난무 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청장의 이같은 `군기잡기'가 실제로 경찰 내부에서 제대로 먹힐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그렇게 많지 않다. 우선 해마다 11월께 단행되는 치안감ㆍ경무관 인사가 이 청장도 시인했듯이 내년 3월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뤄질 공산이 큰 데다 정권 말기에 일선 경찰서에서는`개혁추진'보다는 `복지부동'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 경찰 간부는 "요즘 경찰 내에서는 사건ㆍ사고없이 몸조심하는 것이 관행이 됐다"면서 "특히 일부 간부들은 벌써부터 정치권에 줄대기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