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2백28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한항공(KAL) 여객기 괌 추락사고 원인이 조종사의 과실이 아닌 착륙장치 결함일 수도 있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UNTSB)의 기존 조사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뉴질랜드 항공 당국은 해상으로 추락할 뻔했던 에어뉴질랜드 소속 보잉 767항공기를 조사한 결과 착륙장치에서 결함을 발견했으며 이것이 괌 추락 KAL기를 비롯한 전세계의 비슷한 항공기 사건 40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결론냈다고 뉴질랜드 헤럴드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UNTSB가 뉴질랜드 항공 당국의 주장을 수용할 경우 그동안 괌 추락 항공기의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몰고간 UNTSB 조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KAL측에 손해배상 판결을 내린 기존 재판 결과가 번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뉴질랜드 항공 당국은 에어뉴질랜드 항공기가 지난 2000년 7월 공항 착륙 직전 사모아 바다로 추락할 뻔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착륙장치 결함을 발견했는데 KAL기 괌 사고도 이와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질랜드 항공 당국은 기장의 증언 등을 토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계기착륙장치(ILS)가 고장났을 때 이를 조종사들에게 알려주는 경고시스템이 싱글 바이패스 스위치에 의해 쉽게 작동이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에어뉴질랜드와 민간 항공 당국은 최근 97년 괌 추락 KAL기에 대한 기존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에 사고 원인을 재조사할 것을 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