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계산대 앞에 길게 늘어선 쇼핑객들을 보면서 '언제 내 차례가 되나'하며 답답함을 느낀 적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카드산업이 발전하면 이같은 답답함은 사라집니다. 쇼핑카트에 물건을 넣은 순간 적외선 감식장치를 통해 지갑속에 꽂혀 있는 카드에서 자동적으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이죠." 최근 시장조사차 한국을 찾은 말콤 윌리엄슨 비자인터내셔널 회장(63). 세계 최대 신용카드 브랜드사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그는 "향후 카드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개인의 경제생활은 혁신적으로 편리해질 것"이라며 "이같은 혁신의 밑바탕에는 U커머스라는 새로운 결제방식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U커머스의 창시자로 알려진 윌리엄슨 회장은 "U(universal)커머스란 인터넷을 통한 e커머스, 휴대폰.PDA를 통한 m커머스 등 다양한 지불수단이 상호 연동하면서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U커머스가 발전하면 전통적인 결제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결제가 '애니웨어(anywhere, 장소에 상관없이), 애니타임(anytime, 시간에 상관없이), 애니웨이(anyway, 결제수단에 상관없이)' 방식으로 이뤄진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윌리엄슨 회장은 "U커머스의 상용화를 위해 현재 국제 표준의 스마트카드를 개발하고 있다"며 "오는 2006년에는 전세계 카드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카드로 교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윌리엄슨 회장은 또 최근 카드빚으로 인한 개인파산이 속출하고 있는 것과 관련, "카드빚 때문에 세계경제가 휘청인다는 주장은 과장된 얘기"라며 "카드빚 때문에 세계적인 신용대란이 일어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분별한 카드사용을 막기 위해 회원사(세계 각국의 카드사)와 공동으로 다양한 신용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내년 1월께 비자코리아를 통해 한국에도 머니매니지먼트(개인 자금관리 교육)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출생인 윌리엄슨 회장은 바클레이스은행 이사, 스탠더드차터드 회장 등을 지낸 국제적인 금융인이다. 그가 4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는 비자카드는 세계 신용카드 시장의 57%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카드사로 지난해 말 현재 전 세계에 발급된 비자카드 수는 약 10억장이며 연간 2조1천억달러가 비자카드로 결제된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