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수산물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노량진수산시장이 1주일째 계속되는 소매상인들의 파업으로 파행 운영되고 있다. 시장 관리권자인 노량진수산(주)이 지난달 중순 점포 시설사용료(시설관리보증금)를 현재 1백만원에서 최고 5천만원으로 올리기로 하자 8백50여 소매상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선 것. 2일 오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가게는 대부분 불이 꺼져 있었다. ◆왜 파업하나=좌판의 시설사용료 인상문제가 발단이 됐다. 노량진수산측은 지난달 0.9∼1.2평짜리 좌판의 시설사용료를 평균 2천3백만원,자리에 따라 1천9백만∼5천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지난 2월 수협중앙회가 1천5백억원을 투자해 노량진수산시장을 인수한뒤 노량진 일대 상가 시세와 맞추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노량진수산측은 그간 수십차례에 걸쳐 상인 대표와 협의해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인들은 '어용 집행부'와 결정한 것은 무효라며 기존 대표를 탄핵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맞서고 있다. ◆팽팽한 양측 입장=상인들은 노량진수산의 시설사용료 인상이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대차계약이 아니어서 법적으로 돌려받을 수 없어 불안해하고 있다. 황인석 시장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약정서에는 수협이 노량진수산시장을 다른 업체에 매각하면 시설사용료를 돌려받지 못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돈을 돌려받지도 못하는데 누가 순순히 돈을 내겠느냐"고 말했다. 황 부위원장은 "이처럼 터무니없이 시설사용료를 올리는 것은 수협의 인수비 부담을 영세상인에게 떠넘기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량진수산시장 이연우 기획팀 과장은 "시설사용료는 노량진 일대 주변 시세인 36만6천원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애꿎은 시민만 골탕=파업이 계속되면서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은 허탕을 치고 있다. 꽃게를 사러 이곳에 온 주부 최정미씨(44·동작구 상도동)는 "아침식사 준비하고 나오면 보통 10시가 넘는데 가락시장까지 가란 말이냐"며 황당해했다. 그러나 노량진수산시장 관계자는 "노량진수산시장에는 하루 3백50∼4백톤의 물량이 들어오는데 오전 10시까지 80∼90%가 소화된다"며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