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년들'의 사인과 관련, '저체온사(低體溫死)'냐 '타살'이냐를 놓고 경찰과 유족 측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경찰과 법의학팀은 유골 발견 직후부터 저체온사(사고사)에 계속 무게를 두고있지만 유족들은 두개골 함몰 흔적과 탄두 출토 등을 지적하며 타살 가능성을 강력제기했다. ▲저체온사 등 사고사 = '저체온사'는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장인 윤중진(尹重鎭)씨가 펴낸 '법의학' 저서 등에 따르면 '외계의 저온에 의해 체열이 방산되는 정도가 체내의 열생산에 비하여 과도해 사망에 이르는 것'이라고 정의돼 있다. 영향 인자는 외인자로 기온과 풍속, 습기 등이, 내인자로 음주와 피로, 공복,수면부족, 외상 등이 각각 있다. 저체온사는 특히 스스로 옷을 벗는 이상탈의(異常脫依) 현상이 나타나고, 어린이는 체표면적(體表面積)이 체격에 비해 넓어 청.장년보다 쉽게 사망한다고 설명돼있다. 이에 따라 경찰과 법의학팀은 온 종일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맨 개구리 소년들이 비가 내리는 추운 날씨속에서 탈진과 허기로 지쳐 저체온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장에서 소매끼리 묶인 상의와 한쪽만 매듭진 바지가 발견된 것도 저체온사 과정에서 스스로 옷을 벗는 이상탈의 현상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법의학팀은 육안으로 유해에서 상처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데다 유골주위에 살해 또는 사체 유기에 사용된 도구가 발견되지 않은 점도 타살 가능성을 낮게 보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유해 1구의 두개골 부위에 발견된 구멍도 총알이 관통했으면 반대편 머리의 구멍이 훨씬 더 커야 하지만 그렇지 않기에 총알이 관통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장에서 발견된 탄두와 탄피도 인근 군부대 사격장에서 날아왔을 가능성이 큰것으로 추정했다. ▲타살 근거 = 이에 반해 유족들은 두개골 부위에 구멍과 함몰 흔적이 나타났고,박격포 탄피 1개를 포함해 탄두와 탄피 등 60여개, 묶인 상의 및 바지, 가로 30㎝,세로 10㎝ 크기의 넓적한 돌 등을 타살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개구리 소년들이 초등학교 3-6학년으로 와룡산 지형에 익숙한데다 현장에서 300여m 떨어진 곳에 인가가 있었는 데도 산속에서 추위에 떨다 숨졌다고 추정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숲이 우거지지 않은 3월에 연인원 7만여명이 50여차례에 걸쳐 대대적으로 산악수색을 했음에도 와룡산 중턱에서 소년 5명의 유해가 고스란히 발견된 데 대해 경찰이 `반대편 수색에 치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뢰감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타살 가능성이 있는 데도 경찰이 과학적으로 사인을 규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수사를 진행하고, 특히 사고사(저체온사)로 일관되게 몰아가고 있다며 경찰의 수사 과정과 방식에 불만을 터뜨렸다. moonsk@yonhapnews.co.kr (대구=연합뉴스) 문성규.이덕기기자 duc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