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년'들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된 대구와룡산은 높이 300m의 비교적 작은 산이다. 총 면적 870여만㎡(270여만평)에 산세가 다소 완만한 편으로 실종사건이 발생하던 지난 91년 당시에는 산 주변이 대부분 밭이나 논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군 부대의 사격훈련장 등이 있었을 뿐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당시 산 주변에는 10여개의 자연마을에 인구도 1천∼2천여명에 불과했으며 산입구에 다다르는 몇 안되는 길 마저 비좁은 비포장길이 대부분이어서 접근이 쉽지 않았다. 실종 당시 산 일대를 돌며 수색에 나선 군경과 공무원 등 수만명의 인력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구나 개구리 소년들의 사체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된 지점이 당시 실종 어린이들이 살던 곳에서 산봉우리 하나를 넘어 4㎞ 가까이 떨어진 곳으로 민가가 없는데다 가장 가까운 민가와도 2∼3㎞ 이상 떨어진 곳이었기 때문에 사체 발견이 더욱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난 94년에 성서, 이곡, 신당 등 산 주변 10만9천여㎡가 택지로 개발되면서 지난 96년부터 아파트 17개단지 1만500여가구가 들어서는 등 10만명 가량의 인구가 유입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유골이 발견된 곳도 이 때부터 조금씩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등산로에서 20∼30m 가량 떨어진 지점으로 인근 주민들이 도토리 등을 줍는 등 뜸하나마 발길이 이어졌다. 와룡산은 지난 99년 4월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더욱 친근한 산으로 다가왔으나 11년 동안 어린 주검 다섯을 안타깝게 보듬고 있어야 했다.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