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인한 폭우로 맹독성 농약이 무더기로 남한강 상류로 유입돼 식수원 오염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 정선군은 지난 1일 폭우로 정선읍 덕송리 조양강변 종묘사 창고건물이 유실돼 4t 분량의 농약이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쓸려 내려갔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정선군은 지난 9일부터 24일까지 창고건물 주변에서 유실농약 회수작업을 벌였으나 현재까지 회수한 농약은 유실농약의 절반인 2t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정선군이 상수원 보호구역의 농약 유입 사실을 20일 이상 숨긴채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정선지역 수해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농약이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유입됐는데도 정선군은 아무런 조치없이 수돗물을 공급해 왔다"며 "수해복구작업이 한창이던 이달초 노인층을 중심으로 만연했던 설사 등이 원인이 농약에 오염된 식수였을 가능성도높다"고 말했다. 정선군은 주민들이 불만을 터트리자 지난 17일과 24일 2차례에 걸쳐 덕송취수장원수와 정수의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노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지난 24일 공식 발표했다. 정선군 관계자는 "농약 유실 사실을 안 지난 6일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농약에 가장 민감한 물고기 폐사 등 가시적인 피해 발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농약 유실로 정선지역 상수원 보호구역이 오염된 것도 심각하지만,더 큰 문제는 미수거 농약 2t이 남한강으로 그대로 유입됐다는 사실이다. 동강보존본부 엄삼용사무국장은 "농약 2t이면 엄청난 분량이며 남한강에서 무더기로 떠다니던 맹독성 농약이 들어있는 비닐포장이 찢어지거나 플라스틱병이 깨진다면 이는 곧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연합뉴스) 배연호기자 b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