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온 국민의 관심속에 미스테리로 남아있던 사건이 마침내 비극으로 막을 내리려 하고 있다. 26일 오전 11시30분께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 중턱에서 11년전에 사라진 개구리 소년들로 보이는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숨진 사람이 누구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연구소에 유골 감정을 의뢰하는 등 수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 유골이 5명의 개구리소년들이라면 이들은 왜, 어떻게 해서 숨졌을까. 또 그동안 와룡산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에도 왜 발견하지 못했나. 이같은 의문들을 경찰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로 떠 올랐다. 지금까지 상황을 놓고 보면 경찰이 사건 초기부터 수사에 초점을 맞춘 ▲가출 ▲범죄(납치 등) ▲사고(탈진에 따른 아사나 익사) 등 3가지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러나 개구리소년 부모들의 말과 경찰 수사 등으로 미뤄 가출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범죄와 사고 가운데 하나로 추정할 수 있다. 경찰은 유골들이 한데 엉켜 있고 현장에 구덩이를 판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당시 추운 날씨에 아이들이 서로 안고 있다가 체온이 크게 떨어지는 바람에 숨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초등학교 3-6학년으로 추우면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집에 오면 되는데 함께 굳이 함께 껴안고 엉켜 있었다는 추론에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 범죄 가능성이 남는다. 유골을 발견한 최환태(55.달서구 용산동)씨는 "산에서 도토리를 줍던 중 사람 뼈가 있어 등산용 지팡이로 주변 땅을 파 보니 유골과 어린이 신발이 있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누군가 이들을 숨지게 한 뒤 버렸을 수도 있다는 추정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확신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유골이 나온 곳에 구덩이를 판 흔적이 거의 없는데다 경찰이 그동안 범죄에 따른 희생 가능성에 대해 집중 수사했으나 이에 대한 뚜렷한 실마리가 나오지 않았기때문이다. 이에 따라 숨진 원인은 유골 감정 등이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경찰은 사건 초기에 와룡산 일대를 대대적으로 수색을 했다고 밝혔으나 이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와룡산이 높은 것도, 골짜기가 깊은 것도 아닌데다 당시 3월달로 숲이 무성한것도 아니었다. 경찰의 정밀 수색에 허점이 많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실종사건 발생후 와룡산 일대를 비롯한 48개소에서 525차례에 걸쳐 7만1천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산악수색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이날 유골이 발견된 장소는 그동안 경찰이 중점적으로 수색작업을 벌였던 신당못과는 3-4㎞가량 떨어진 정반대쪽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광범위한 수색을 펼치지 않았던 것으로 지적된다. 당시 수색작업에 투입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당시 와룡산 일대를 이 잡듯이 수색해 명함 한 장 크기의 물체까지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주택가 인근에서 사체가 발견된 점은 귀신이 곡을 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경찰은 사건 초기에 수사를 가출에 초점을 맞춰 수사 범위를 와룡산 일원에서 대구전역에 이어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 때문에 수사 범위가 너무 넓어 정작 의혹 부분에 대한 깊이 있는 초동수사와 과학수사가 불가능해 초기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비판이 일었던 것도 사실이다. 경찰 관계자는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흙이 깎여 유골들이 땅위에 드러난 것 같다"면서 "앞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식 결과를 토대로 신원을 확인하고 타살여부도 수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아뭏튼 경찰은 지금이라도 다시 한번 원점에서 부터 모든 가능성에 대해 깊이있게 수사를 해 개구리소년 사건을 확실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시민들은 입을 모으고있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김용민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