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실시된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 올해 고3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자일선 고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재수생의 평균성적이 재학생보다 예년에 비해 월등하게 우수, 올 대학입시에서 재수생이 유례없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면서 고3 수험생들과학부모들은 마무리 공부 계획을 재점검하느라 분주하다. 용문고 3학년 신명섭(17)군은 "우리가 재수생보다 성적이 나쁘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다"면서 "어찌됐든 열심히 공부하자는 분위기지만 친구들도 모두 걱정하고있다"고 말했다. 강남 반포고 고3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김모(42.여)씨는 "아들이 내신성적이좋지 않아 수시모집을 포기하고 정시모집을 노렸는데 막상 재수생들과 경쟁하게 되니 마음이 편치않다"고 불안해했다. 올해초부터 고3학생의 학력이 지난해보다 떨어진다고 지적했던 일선 교사들도얼마남지 않은 수능에서 고3학생이 열세를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있다. 그러나 교사들은 "섣불리 자포자기하지 않고 마무리에 힘쓴다면 점수를 만회할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며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상문고 김영선 교사는 "학생들은 이전부터 재수생들의 성적이 더 좋다는 사실을알고 있었다"며 "3학년들은 대학에 대한 기대를 많이 접기도 하고 벌써부터 재수를결심한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휘문고 진학담당 서삼천 교사도 "대다수 교사들이 갈수록 학생들이 공부를 안하고 수업분위기도 나쁘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이유 때문에올해 재수생과 재학생의 성적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 교사는 "하지만 재학생의 성적 열세는 매년 있는 현상이고 진도를 끝마치고시험 준비를 하다보면 상당히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고 강호영 교사는 "원래 수능을 앞두고 실시하는 모의고사는 쉽게 출제하는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모의고사는 난이도가 높아 학생들이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면서 "남은 기간에는 문제풀이 위주의 수능 준비를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상위권 재수생들은 이과의 경우 3분의 2가의대를 지망하고 있고 문과는 대다수가 법학과와 경영학과 등 인기과를 지망하고 있다"면서 "재학생들이 재수생이 몰릴 인기학과에 지원할 경우 세밀하게 자신의 여건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남은 기간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에 적합한 학습계획을 세워 마무리 공부를 해야한다"면서 "상위권학생들은 문제풀이 중심, 중하위권 학생들은 내용정리와 더불어 취약단원에 대한 보강에 힘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k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