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말 궁터로 알려진 국가사적 408호 '왕궁평성(전북 익산시 왕궁면)'의 유적지 복원이 추진된다. 익산시는 23일 "백제말 익산 천도설(遷都說) 또는 별도설(別都說)을 입증할 수 있는 귀중한 유적지인 왕궁평성에 모두 163억여원을 들여 성곽을 복원하고 유물 전시관을 신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사적지로 지정된 왕궁평성 일대 21만4천여㎡의 땅을 올해 안에 모두 사들여 길이 1천490m의 성곽을 연차적으로 복원하고 그동안 출토된 유물을 전시할 수 있는 연건평 1천300여㎡ 규모의 전시관을 2005년까지 신축하기로 했다. 왕궁평성은 발굴조사 결과 남북으로 495m, 동서로 235m인 장방형이며 성벽의 두께가 3m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곳에 들어설 전시관은 2천600여점의 출토 유물 가운데 왕궁평성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유물과 왕궁의 생활상을 한눈에 보여줄 모형물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부여문화재연구소가 지난 89년부터 3차 5개년 계획으로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는 왕궁평성 터에는 백제의 수도에서나 볼 수 있는 기와 및 와당을 비롯한 토기, 생활용구 등의 유물이 수습됐다. 학계에서는 이 왕궁평성이 백제 30대 무왕(武王)이 왕권강화를 위해 일시 천도(遷都)했거나 별도의 도읍지를 둔 궁성일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보고 있다. (익산=연합뉴스) 전성옥 기자 sungo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