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라는 행위는 가진 자들만이 할 수 있는 여유로움의 표현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동안 서로 나누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영남대 졸업생이 거액의 보험증서를 모교 발전기금으로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지난 90년 2월 영남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임철(林鐵.38)씨. 임씨는 사고로 유명을 달리할때 최고 2억원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는 15년 만기 종신보험에 가입해 상속인을 최근 모교로 지정한 것이다. 15년간 매달 26만6천원의 보험금을 납입하는 임씨는 포항의 한 사설입시학원 부원장으로서 넉넉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지만 모교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특히 임씨는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당했을 경우에 지급되는 보험금도 모교 발전기금으로 기탁하려고 했으나 대학측이 정중하게 거절함에 따라 그 뜻을 관철시키지 못했다. 임씨는 통계학과 장학기금 중 뇌종양을 앓다가 유명을 달리한 한 학생의 뜻을 기려 유족과 동기생 40명이 조성한 장학기금 등 가슴뭉클한 사연을 담은 장학기금이 많다는 소식을 접하고 선배로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하지만 임씨는 평범한 샐러리맨으로서 당장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처지가 아니기에 고심을 거듭하다 보험료 납입 방식으로 발전기금을 기탁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임씨는 "오늘의 자그마한 정성이 먼 훗날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후배들에게 그러한 나의 마음이 전해져 이름을 기억해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문성규기자 moon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