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이 새겨진 원판 모양까지 거의 진품과 똑같이 위조된 가짜 주민등록증이 중국내에서 대량으로 제작돼 국내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6일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정모(60)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김모(59)씨를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 송모(58)씨 등 5명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이들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뒤 이를 이용해 신용카드 17장을 송씨 등 명의로 발급받아 현금인출 또는 허위매출전표 작성 등을 통해 모두 2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은 아무 건물이나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을 떼서 송씨 등 소유주의 주민등록번호를 알아낸 뒤 중국으로 건너가 조선족 이모씨 등에게 의뢰, 송씨 등의 인적사항에 자신들의 사진이 부착된 가짜 주민증을 만들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달 부산에서 김모(36.여)씨가 중국내 조직에 의뢰해 만든 위조 주민증으로 일본행 비자를 받으려다 구속되는 등 중국에서 위조된 주민증을 이용하다 경찰에 적발된 사건은 올해에만 이미 4건 이상에 이른다. 주민증 위조는 그간 분실된 주민증의 글자.사진을 아세톤 등으로 지운 뒤 새로 쓰는 수법이 대부분이었으나 이 경우 변조한 부분의 홀로그램이 지워져 식별이 가능한 것과는 달리, 중국에서 제작된 가짜 주민증은 원판째 새롭게 만든 것으로 홀로그램까지 완전해 육안상 진짜와 식별이 극히 힘들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건당 1만2천위안(한화 200만원)만 주면 주민증을 만들어주는 조직이 있다"는 이들의 진술과 그간 적발된 사건 등으로 미뤄 중국내에 가짜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준 대규모 신분증 위조조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중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