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계절이다. 예식장 마다 새내기 부부의 첫걸음을 축하하는 팡파레로 들썩인다. 신혼여행을 떠나는 이들의 얼굴 가득 행복감이 넘친다.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곧 백년대사를 치를 젊은이들이 부러운 눈길로 관심을 기울인다. 신혼여행은 일생에 한번뿐인 것이기에 결정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푹 쉴수 있는 신혼여행지는 없을까. 귀를 활짝 열고 다리품을 팔아보자.대개는 짜여져 나온 여행상품중에서 고르는 것이어서 품을 들인 만큼 후회없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커지게 마련이다. 신혼여행상품 선택기준이 많이 달라졌다. 이젠 관광형 보다 휴양형 상품을 꼽는 추세다. 볼거리를 찾아 쉴틈없이 돌아다니기 보다,한곳에 머물며 조용히 쉬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여행사 카운터에서 상담을 하는 자세도 바뀌었다. 매우 구체적으로 상품을 요구한다. 허니문여행사의 윤정석 팀장은 "요즘은 거의 모든 고객이 꼭짚어 어느 지역,어느 호텔.리조트 상품을 보여달라고 한다"고 설명한다. 인터넷 등을 통해 얻은 다양한 신혼여행상품의 장단점을 미리 재보고 난 뒤 최종 결정단계에서 선택한 여행사의 상담원과 마주한다는 뜻이다. 지역은 비행시간이 짧고 "뜨거운 곳"일수록 좋아한다. 예식에서의 긴장감을 빨리 풀고,옷을 훌훌 벗어던질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조건을 가장 잘 충족시킬수 있는 곳이 동남아지역이다. 그중에서도 필리핀,태국,인도네시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이들 나라에는 해변을 끼고 있는 대규모 휴양형 리조트가 많고,이 휴양형 리조트와 연계된 상품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롯데관광 허니문팀의 김상휴씨는 "숫자상으로 보면 여행사간 경쟁으로 저렴한 상품이 많이 나와 있는 태국의 비중이 큰 편"이며 "필리핀의 세부지역도 크게 부각되고 있는 추세"라고 전한다. 그는 호주의 리조트도 주요 신혼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인다. 신혼여행 경비는 1백20만~1백40만원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고급화 바람도 감지되고 있다. 1백70만~2백만원하는 고가상품을 고르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인터넷여행사인 넥스투어의 고기동 부장은 "동남아 지역에서도 수영장까지 딸린 초호화 개인별장식 빌라로 구성된 2백만원 안팎의 고가상품을 찾는 신혼부부들이 올들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한다. 현지에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포함시키는 이들도 많다. 사소한 추가 비용부담 시비로 신혼여행 기분을 망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옵션투어는 물론 가이드팁까지 미리 지불하는 등 "노 팁,노 옵션" 신혼여행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